4-2-3-1 전형에서 공격의 핵심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자리다.
이 전형을 주로 채택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 역시 이 자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다. 전북을 지휘할 당시 루이스를 배치해 재미를 본 적도 있다.
A대표팀을 맡고난 이후 이 자리에 적임자가 없었다. 자주 바뀌었다. 이번 이란전에서도 새로운 선수에게 막대한 임무를 맡길 가능성이 높다. 바로 손흥민(20·함부르크)다.
손흥민은 이제까지 최강희 감독이 기용했던 중앙 자원과는 약간은 다른 스타일이다. 이제까지 최 감독은 김두현처럼 기술과 패싱이 아주 좋거나 이근호처럼 활동량이 많아 시프트가 가능한 선수들을 선호해왔다. 손흥민은 이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손흥민의 강점은 저돌성이다. 슈팅 타이밍이나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빠르다. 골욕심도 좋다. 상대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단 한번의 볼터치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플레이를 한다. A대표팀에서는 막내지만 그라운드에서 겁이 없다. 리그 개막후 7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는 상승세도 감안했다.
손흥민을 선택한 지점에서 최 감독의 의중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신중'이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공격에 치중하다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원정경기인만큼 무턱대고 승점 3점을 노리기보다 현실적으로 승점 1점에 무게감을 두겠다는 생각이다. 중원을 두텁게 한 뒤 역습을 통해 골을 노리겠다는 생각도 깔고 있다. 역습에 능하고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손흥민이야말로 최 감독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좋은 자원인 셈이다.
다만 '경험 부족'을 경계해야 한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해발 1200m의 고지대인데다가 10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원정팀을 괴롭게 한다. 손흥민으로서는 이같은 불안 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