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의 자존심 대결이다.
SK 이호준과 롯데 홍성흔이 팀과 개인을 위해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중심타자로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조를 해야하고 개인적으로도 서로가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1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상대팀에서 가장 부진하면 좋을 것 같은 선수를 꼽으라는 말에 "같은 4번타자인 홍성흔이 부진하면 좋겠다. 같은 타순에 한명이 잘하고 한명이 못하면 다음날 신문을 볼 때 굉장히 씁쓸하다"며 홍성흔과의 4번타자 대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큰 경기에서는 당연히 중심타자에게 견제가 쏠리게 돼 있다. 이호준과 홍성흔에게 상대 투수들이 집중해서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견제를 이겨내고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팀 승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둘은 골든글러브 지명타자부문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호준은 올시즌 타율 3할에 18홈런, 78타점을 기록했고, 홍성흔은 타율 2할9푼2리, 15홈런, 74타점을 올렸다. 성적으론 이호준이 조금 우위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기자단 투표는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하게 된다. 당연히 시즌에서의 활약을 보고 투표를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활약도 당연히 뇌리에 남게 된다. 이호준과 홍성흔은 시즌이 끝난 뒤 두번째 FA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큰 경기에서의 활약은 자신의 몸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올시즌 상대전적에서는 홍성흔이 더 좋았다. 이호준은 롯데전에 타율 2할5푼9리에 2홈런, 4타점에 그쳐 시즌 성적 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반면 홍성흔은 SK전에 타율 2할8푼6리로 타율은 조금 떨어졌지만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누가 두팔을 치켜들고 한국시리즈로 갈까. 4번타자의 결정력이 판도를 이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