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한체대, 광주)이 폭발적인 전국구 인기를 실감했다.
'도마의 신' 양학선은 14일 대구 계명대체육관에서 펼쳐진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기계체조 단체전 A조 경기에서 압도적인 스피드와 높이를 앞세운 환상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8월 한여름밤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 이 당찬 소년의 명품 연기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가족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도마 바로 앞 관중석은 일찌감치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양학선이 가는 곳마다 구름 갤러리들이 뒤따랐다. 사인,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런던올림픽 후 국내 첫 공식 무대에서 금메달리스트다운 연기력을 뽐냈다. 1차 시기 런던올림픽 때 금메달을 선사한 난도 7.4의 신기술 '양학선' 대신 광주체고 시절부터 몸에 익은 난도 7.2의 '여2'를 뛰었다. 깔끔한 착지와 함께 16.475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는 난도 7.0의 스카하라 트리플을 구사했다. 런던올림픽 완벽한 착지로 찬사받았던 이 기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착지가 살짝 흔들렸지만 높이나 공중기술에서는 우월했다. 16.175점으로 두 시기 합산 16.325점을 기록했다. 이호식 심판위원장은 "여2는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기술인 만큼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스카하라트리플에서는 착지가 아쉬웠지만, 부족했던 연습량에 비해 정말 잘해줬다. 금메달리스트다운 연기를 해줬다"며 칭찬했다.
양학선의 월드클래스급 명품 연기에 주말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런던올림픽에서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각종 시상식 및 인터뷰, 행사의 러브콜 1순위였다. 충분한 훈련량을 소화할 절대시간이 부족했다.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한 스트레스로 각막에 염증이 생겨 한달 가까이 앓았다. 자신을 뜨겁게 응원해준 국내 팬들 앞에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경기 직후 양학선은 본인의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며 특유의 자신감으로 답했다. 공중에서 3바퀴를 비틀어내리는 '양학선'은 모든 신체적, 기술적인 밸런스와 연습량, 자신감이 받쳐줬을 때 시도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다. 체전에서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신기술보다 기존의 안정적인 기술을 완벽하게 시도하는 것을 목표삼았다.
체전 무대에 이처럼 많은 관중들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다.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가 클린연기의 원동력이 됐다. "가슴이 둥둥 뛰었다"고 표현했다. 강심장답게 구름관중앞에서 200% 실력을 발휘했다. "말이 안통하는 외국 관중들보다 국내 관중들의 환호가 큰 힘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장을 나서자마자 팬들 속에 휩싸여 옴쭉달짝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끝까지 웃는 얼굴로 감사를 표했다.
양학선은 16일 개인전에서 최고의 도마연기를 또한번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10월 말 스위스컵 초청대회와 11월초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한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