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A매치 주간에 접어들면서 휴식기를 맞이했다. 각 팀별로 9경기 정도를 남겨두었다. 모두들 막바지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고 동시에 필살 전술 다듬기에 한창이다.
다만 딱 2팀만이 쉴 수가 없다.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과 포항이다. 양 팀은 1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K-리그 경기를 펼친다.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경기를 치르느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오는 바람에 미루어졌던 경기다. 이 경기의 또 다른 이름은 '고민' 매치다. 양 팀 감독 모두 이번 경기를 앞두고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홈팀 황선홍 포항 감독의 고민은 '황진성'이다. 포항은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K-리그 3위 자리와 FA컵 우승이다. 둘 가운데 하나만 달성해도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점 59를 확보한다. 울산을 제치고 4위에 오를 수 있다. 3위 수원과의 승점차도 3점으로 줄어든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황진성을 넣어야 한다.
문제는 20일 홈에서 열리는 경남과의 FA컵 결승전이다. 황진성이 경고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대체자는 신진호다. 신진호는 최근 경기 출전이 많지 않다. 신진호의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울산전 출전이 필요하다. 신진호가 나선다면 황진성은 벤치에 있어야 한다. 딜레마다. 황진성을 넣자니 FA컵 결승전이 걸린다. 황진성을 빼자니 울산전이 불안하다. 황 감독은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최고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진호 선발 카드에 미련이 남는다.
김호곤 울산 감독의 고민은 'A대표팀 4총사'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근호 김신욱 곽태휘 김영광을 불렀다. 모두 울산의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들이다. 포항전에 나설 수 없다. 이근호와 김신욱 김영광의 대체자원들은 많다. 고창현과 이승렬 김승규 등이 있다. 이들의 기량에는 의문점이 없다. 다만 경기 감각이 걱정이다. 모두들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하다.
곽태휘의 대체자가 골치아프다. 일단 강민수와 김치곤이 중앙 수비를 맡는다. 둘의 조합은 사실상 처음이다. 강민수는 이재성과 더불어 곽태휘의 짝으로만 활약했다. 김치곤은 최근 상주 상무에서 전역했다. 이 두 명의 수비수들을 지원할 백업 멤버도 아쉽다. 마땅한 선수가 없다. 이재성은 경찰청 실전 테스트 도중 다였다. 2군에서 뛰고 있는 최보경을 불러올 것이다. 패기넘치는 선수지만 아직 경기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