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이 다시 프로무대에 복귀한다.
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는 10일 안양시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92회 임시회를 통해 안양시민프로축구단 창단 및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총 22명의 재적 시의원 중 과반수가 넘는 12명(9명 반대)이 찬성표를 던졌다.
안양이 프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03년 안양LG(FC서울의 전신)가 서울로 연고를 이전한 이후 10년 만이다.
10년의 설움이 한 순간에 녹아내렸다. 안양 프로팀 창단은 2010년 당선된 최대호 안양시장의 공약이었다. 그 동안 최 시장은 프로 2부 리그 팀 창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비전기획단이라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안양FC 시민연대, 서포터스 연합 등 시민 단체들의 힘도 모아졌다. 관건은 김선화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및 지원 조례안'이 시의회의 승인을 받는 것이었다. 조례안은 창단 첫 해 준비금 3억원과 지원금 15억원을 지급하되 2~3년차에는 지원금을 10억원으로, 4~5년차에는 5억원으로 각각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두 번이나 벽에 부딪혔다. 시 재정 압박을 주장하는 시의회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꾸준하게 반대표를 던져온 시의원들의 반응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프로축구연맹 고위관계자들, 안양시 축구협회와 생활체육 축구연합회 등 시 축구 관계자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창단 과정에 대한 오해를 상당부분 해소했다.
안양은 지난 10년간 '축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안양LG의 갑작스런 연고 이전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그러나 기다림의 끝은 환희였다. 10년 동안 프로팀 창단의 기회만 엿보던 61만여명(9월말 현재)의 안양 시민들의 꿈이 이뤄졌다.
안양시는 조만간 프로팀 창단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10월 안으로 재단법인 안양시민프로축구단(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후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 구성에 돌입한다. 창단식은 12월 초로 내다보고 있다.
안양의 프로 2부 리그 참가가 확정은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전망이다. 프로팀 창단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부천시와 안산시의 마음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높다. 또 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4일 창단이 유보된 구미시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