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테이블 세터진은 결국 1번 손아섭, 2번 김주찬으로 정해졌다.
롯데 양승호 감독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한 해 농사를 짓는 큰 경기. 시즌 막판 롯데가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부진한 타격 때문이다. 따라서 타선의 물꼬를 트는 테이블 세터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선택하는 것을 당연하다.
시즌 막판 롯데 타선은 많이 부진했다. 분위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물론 페넌트레이스에서 3번을 담당하던 손아섭을 전진배치한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다. 손아섭 대신 3번 자리로 올라온 전준우의 결정력도 의구심이 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롯데는 득점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따라서 테이블 세터진에 방점을 찍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불안함은 여전히 있다. 손아섭과 김주찬이 전통적인 의미의 테이블 세터진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공격적인 선수들이다. 초구 공략을 좋아한다.
그러나 테이블 세터진, 특히 롯데의 테이블 세터진에 중요한 것은 타율이 아닌 출루율이다. 물론 잘 치면 당연히 많이 나간다.
하지만 준 플레이오프는 수준급의 투수들이 총동원된다. 그만큼 치기가 힘들다. 따라서 인내심있는 승부와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손아섭과 김주찬은 롯데에서 내로라하는 타자들이다. 하지만 작전수행능력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두산의 테이블 세터진인 이종욱(1번)-오재원(2번)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8일 잠실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앞서 손아섭은 1번 배치에 대해 "더 많은 공격기회가 오니까 괜찮다"고 했다. 김주찬은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롯데의 운명이 결정된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