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이 영화 '남영동 1985'을 연출한 소감을 밝혔다.
6일 오후 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선 '남영동 1985'의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지영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크게 고민했던 점은 과연 내가 묘사하는 고문이 실제로 고문 받았던 사람처럼 아플 수 있을까였다. 관객들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촬영에 들어가서 그런 장면을 찍을 때 내가 힘들었다. 처음엔 힘든 줄 몰랐는데 나중에 쌓이고 쌓여서 찍고 나선 한참 힘들었다. 후유증이 오래 갔다"며 "내가 아파한 만큼 관객들이 아파한다면 내가 이 작품을 잘 찍은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남영동1985'는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잔인한 기록을 담은 실화다. 고 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다.
정 감독은 "국민들이 '예전에 고문이 있었지'라고만 생각하지 어떤 고문이었고, 그들이 어떻게 고통받았는지를 잘 모른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그들의 희생과 고통과 아픔을 통해 있는 건데 그런 것들을 우리 모두가 구체적으로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부산=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