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의 주연인 김서형과 류승수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상치 못한 큰 웃음폭풍을 일으켜, 새로운 시트콤의 재미를 기대케 하고 있다.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서형은 잠시 숙면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돼 사정없이 물어 뜯기는 귀여운 굴욕을 당하며 웃음을 줬고, 류승수는 친구인 배용준에게 전화가 오면 자지 않은 척 한다는 모습 속 CG가 묘하게 들어맞아 큰 웃음을 주는데 성공했다.
시트콤에서 부부로 나온다고 하는 이 두 남녀 배우는 시트콤이 시작되기도 전 <라디오스타>에서 이미 궁합이 척척 맞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주게 되었다. 의도한 것이 아니었기에 더 웃길 수밖에 없던 것이 바로 그들의 모습이었고, 그것이 바로 이 두 배우들의 장점이란 것을 은연중에 보인 것은 작은 월척이라 할 수 있다.
기존 김서형의 이미지는 악녀 이미지여서 과연 시트콤에 어울릴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예능이라면 <강심장> 정도에서 가볍게 한 번 봤을 김서형이 은연중에 보인 허당 이미지는 시트콤의 새로운 이미지를 기대케 한 장면이 되어주기도 했다.
워낙 피곤한 탓도 있었겠지만, 아주 작은 시간에 잠시 졸게 된 것을 놓치지 않은 <라디오스타>는 이불 CG까지 동원하여, 이를 물고 늘어지며 특유의 물고 뜯는 개그 토크를 펼쳐 분위기를 일순간 띄워 놓으며 뒤로 갈수록 더 유연한 방송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한 번 이불 CG를 쓸 수 있게 만든 류승수는 친구인 배용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엉뚱한 매력을 펼쳤다. 살아가는 열정의 온도차가 큰 배용준은 늘 자신을 챙기기 위해 부지런을 떤다고 전했다. 자신이 그들의 생활 패턴에 따라가지 못할 때 어김없이 들려오는 잔소리와 조여오는 중압감에, 조금이라도 당당해지려 자다 깨 전화를 받더라도 이미 일어나 있었던 아침형 인간처럼 전화를 받는다는 말은 폭소를 유발시킨 장면이 되어 주었다.
류승수의 재치있는 말주변은 방송 분량으로 증명이 됐다. 대부분의 토크 중심에 서게 된 것도 류승수였다. 그가 전하는 재미에 김서형의 엉뚱한 이미지. 그리고 김병만과 유세윤이 주고받는 순간 순간 터지는 즉석 애드리브 개그는 '라스'의 재미를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에 비해 함께 출연한 막내 아이돌 인피니트 엘은 '익명개그'로 미미한 분량의 출연을 마치고 화면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김서형과 류승수의 활약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예사롭지 않은 경력의 시간을 통한 연기의 세계를 경험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풍부한 삶의 경험까지 말이다. 한 때 장혁과 그 무리들에게 예수로 불릴 정도로 비범한 생활을 했다는 류승수는 변이 묻은 휴지를 들고와 그들을 교화시키려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예사롭지 않은 생활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삶에 기본적인 발상이 남다른 류승수는 순간적으로 남의 말을 받아들이는 포용성이 풍부한 면을 보이며 능숙한 재치를 뽐내 감탄하게 했다. 자신이 해야 할 말. 그리고 상대의 말을 끊을 때 익숙하게 끊어내는 모습. 감동적이지만 분위기가 쳐지는 것을 막는 그의 순간적인 재치는 뛰어난 모습이었다.
아버지에게 들려주고픈 노래가 남들이 보기엔 별 의미가 없는 노래 같아 보인다고 할 때, 순간적으로 유하게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은 기본적인 소양을 알게 한 장면이기도 했다. 남의 말을 빨리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의 모습을 느끼게 한 것이 그것.
조장혁의 <러브>란 노래가 어떻게 아버지에게 들려주고픈 노래냐? 라는 말에 그가 답한 말은, "아버지가 일찍이 이혼을 하셨다. 30년을 혼자 사랑을 않고 살고 계신다. 그래서 늦게라도 사랑을 해 보셨으면 해서 '러브'를 골랐다"라는 말은 그가 가지고 있는 세심함으로 비춰졌다.
또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안젤리나 졸리'라고 하자, 뜻을 헤아리지 못한 규현이 "그게 결혼을 못하는 이유"라고 말도 안 되는 독설을 퍼붓게 된다. 하지만 이에 아주 부드럽게 대처하는 류승수는 그게 아님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단지 이상형이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일 뿐. 그녀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 그녀가 가지고 있는 어느 한 부분의 이미지를 좋아함을 깨우쳐 주는 부드러움까지 보여준다.
류승수는 대화 전반에 걸쳐 자신의 작가적인 기질과 연관시키며 간간히 준 웃음 또한 무시 못할 수준의 재치였다. 초반 '숙면서형'이 의외의 웃음을 유발하고, '작가승수'의 재치있는 대응은 웃음폭풍을 가져온 장면이 됐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