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한국 가요사를 다시 썼다.
싸이는 정규 6집 파트1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메인 차트 중 하나인 핫100 차트 2위를 차지했다. '강남스타일'은 앞서 14일자 핫100 차트 64위에 진입, 한국 가수 최고 빌보드 기록이었던 원더걸스 '노바디'(2009년)의 74위 기록을 깼다. 다음 주에는 11위를 차지하더니 또 다시 순위가 수직 상승하며 2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 가수 최고 기록이자 아시아에서도 2번째 기록이다.
아시아 가수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큐의 '스키야키(上を向いて步こう)' 뿐이었다. 일본 오노 요코가 1980년 '더블 판타지'로 메인 차트 중 하나인 빌보드 200에서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이 노래는 비틀즈 존 레논과 같이 부른 노래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그의 성적으로 볼 순 없다. 2010년 10월 재미교포 제이 스플리프가 소속된 파이스트무브먼트가 '라이크 어 지식스'로 1위를 차지한 적 있지만, 미국에서 제작 발매된 앨범이라 순수 아시아권 음악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밖에 아시아 가수들이 빌보드가 발표하는 101개의 주간 차트에 이름을 올린 적은 많았지만, 메인 차트인 핫 100차트나 빌보드 200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예는 거의 없었다.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차트에서는 필리핀 가수 더 로키 펠러(1963년 '킬러 조', 16위/ '라이크 더 빅 가이 두',55위) 프레디 아귈라(1979년 '아낙', 5위) 자야(1990년 '이프 유 리브 미 나우', 44위) 채리스 펨핀코(2009년 '노트 투 갓', 44위/2010년 '피라미드', 56위), 일본 사카모토 큐(1963년 '차이나 나이트', 58위) 핑크레이디(1979년 '키스 인 더 다크', 37위)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1980년 '컴퓨터 게임', 60위) 오노 요코(1981년 '워킹 온 더 씬 아이스', 58위) 마츠다 세이코&도니 월버그(뉴키즈온더블록 멤버) (1990년 '더 롸잇 콤비네이션', 54위) 정도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가수로서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원더걸스와 싸이 뿐이다.
앨범 종합 차트인 빌보드200에서는 일본 사카모토 큐(1963년 '스키야키 앤 아더 재패니즈 히트', 14위) 오노 요코(1971년 '플라이', 199위/ '원/플라스틱 오노 밴드', 182위/1973년 '어프록시매틀리 인피니트 유니버스', 193위/1980년 '더블 판타지', 1위/1981년 '시즌 오브 글래스', 49위/1983년 '잇츠 올라잇', 98위 ) 토미타 이사오(1974년 '스노우 플레이크 아 댄싱', 57위) 옐로매직 오케스트라(1980년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81위/ '수 멀티플라이', 177위) 라우드니스(1985년 '썬더 인 디 이스트', 74위/ 1986년 '라이트닝 스트라이크', 64위/1987년 '허리케인 아이즈', 190위) 기타로(1986년 '마이 베스트', 141위/ 1987년 '텐쿠', 183위/ 1990년 '코지키', 159위/ 1995년 '언 인챈티드 이브닝', 199위/ 1996년 '피스 온 어쓰', 185위) EZO(1987년 'EZO', 150위) 우타다 히카루(2004년 '익쏘더스', 160위/ 2009년 '디스 이즈 더 원', 69위) Dir en Grey(2008년 '유로보로스', 114위), 중국 여자 12악방(2004년 '이스턴 에너지', 62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가수 중에는 보아가 2009년 '보아'로 처음 순위권 진입에 성공했고(127위), 이어 빅뱅이 지난 3월 '얼라이브'(150위)를 차트에 올려 한국어 앨범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 기록을 썼다. 이어 5월 소녀시대 유닛그룹 태티서의 '트윙클'이 126위에 안착, 한국어 앨범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처럼 아시아 가수들은 꾸준히 빌보드에 도전했지만 이번 싸이의 기록은 해외 팬들을 염두에 두고 영어로 제작한 음악이 아니라, 순수 한국어로 만들어진 노래로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