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의 꽃이다. 입심대결부터 장외 스토리까지 이슈가 만발한다. 만원관중이 경기장을 달군다. 역대 K-리그 최다관중 20걸 내에 수원-서울전만 8경기가 포진해 있다는 것은 수원-서울전 브랜드 가치의 지표다. 한가위 끝자락에 포성을 울릴 64번째 전투 역시 흥미로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장외대결 후끈 '승점선물세트vs승리버스 시즌2'
만우절이었던 지난 4월 1일. 수원과 서울의 논쟁이 치열했다. 발단은 수원 구단에서 제작한 '승점자판기' 영상 때문이었다. 주장 곽희주와 라돈치치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승점자판기, 맛이 끝내줘요" "서울, 그게 뭐야? 먹는거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은 '신사적인 승부를 치르자'고 제안했으나, 수원은 '홈 팀은 우리고, 이것도 슈퍼매치의 양념'이라고 맞받아쳤다. 6월 20일 FA컵 16강전과 8월 18일 리그 맞대결에서는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벌이는 양팀의 물밑 신경전은 치열했다.
수원이 다시 포문을 열었다.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에 수원 팬들에게 승점선물세트를 선사하겠다." 서울전 6연승, 5경기 연속 무실점의 자신감이다. 명절 연휴 마지막날, 만원관중을 기대하는 가운데 한바탕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승점자판기 때와 비슷한 영상을 제작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중하면서도 확신이 담긴 멘트로 팬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도 만반의 대비책을 세웠다. 검붉은 물결로 수원월드컵경기장 남쪽 응원석을 꽉 채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1일에 이어 또 다시 '승리버스'를 띄운다. 첫 번째 승리버스에는 2000여명의 팬들이 참여해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많은 숫자의 원정단이 시청과 강남역,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나란히 수원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남쪽 응원석 좌석을 모두 사들인 상태다. 원정이지만 안방인 상암벌에서 보여줬던 응원 열기를 재현해 승리를 얻겠다는 각오다.
▶슈퍼매치 경제 효과, A매치 못지 않네
슈퍼매치의 효과는 비단 흥행 뿐만이 아니다. 경제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 스포츠조선이 산출한 수원-서울전의 경제효과는 '25억원 + α'다. 지방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얻는 수익과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입장권 수익과 구단 상품 및 식음료 판매 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최소 5억원 이상이다. 4만~5만 관중이 경기를 관전하며 누릴 수 있는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입장권과 음식 뿐만 아니라 양 구단에서 특별제작하는 상품 등 다양한 구매 촉진 요소가 숨어 있다. 한 사람당 1만원만 더 써도 수익은 수 억 가량 차이를 보인다. 경기장에 부착된 광고도 돈이다. 노출효과는 15억원 정도다. TV 중계와 언론 보도 사진, 신문 기사를 통해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광고효과가 최소 12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일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광고를 보는 효과만 해도 3억원 이상이다. 여기에 수원월드컵경기장 북문광장,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으로 대변되는 양 팀의 장외 마케팅 활동까지 감안하면 노출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이밖에 수원 삼성, FC서울, K-리그, 슈퍼 매치 등 이 경기와 관계된 브랜드 노출 효과도 5억원 안팎이었다. 브랜드인지도 조사업체 레퓨컴 관계자는 "광고 및 브랜드 노출 효과는 지방에서 하는 A매치급과 비슷했다. 그만큼 K-리그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 α'는 무궁무진하다. 해외 노출 효과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더비인 만큼 주목도가 크다. 해외 노출 효과는 측정이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앞서 말한 25억원의 최소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TV중계권은 그간 공중파 중계시 4~7%를 오갔던 전례를 참고해 보면 15~20%의 시청률로 경기당 10억원 안팎을 버는 국내 A매치 중계권료의 절반 정도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관중들과 시청자들이 이 경기를 보기위해 쓰는 돈(이동비용, 경기장 바깥에서 쓰는 식음료 비용)도 있다. 이 역시 측정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다. 잘 만든 K-리그 경기 하나가 무한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