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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비디치 부상 재발 8주 아웃, '유리몸' 대열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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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31)가 '유리몸'(자주 부상을 당하는 선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일까.

비디치가 8주 동안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상 징후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리버풀과의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드러났다.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오른무릎 통증을 느껴 사전 예방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정밀 진단 결과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었다.

26일 데일리 메일, 더 선 등 영국 언론들은 비디치가 오른무릎 수술로 8주간 전력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월상 연골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달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재활에 돌입할 전망이다.

비디치의 무릎 부상은 고질병이다. 지난해 12월 바젤(스위스)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릎 인대 파열로 잔여 시즌을 모두 날려버렸다. 비디치는 피나는 재활을 통해 프리시즌에서야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는 "무릎은 완전히 회복됐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번 고장난 무릎은 계속 그를 괴롭히고 있다.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유리몸'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오언 하그리브스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맨유로 이적한 하그리브스는 2008년 맨유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 약 4년 동안 무릎, 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맨유가 이적료 1700만파운드(약 291억원)에 영입했지만, 고작 39경기(2골)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최근 몇 시즌 동안 계속 부상을 달고 산 하그리브스를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계약 종료와 동시에 갈라섰다. 방출된 하그리브스는 '유리몸'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하그리브스 영입을 꺼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다급해진 하그리브스는 최근 적극적으로 자신의 몸이 정상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훈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훈련 과정을 손수 찍어서 건재함을 전세계 네티즌에게 보여준 것. 러닝 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 등 다양한 훈련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난시즌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전성기'를 꿈꿨지만 또 다시 부상 악령에 사로잡혀 고개를 떨궈야 했다.

K-리그에는 김형범(대전)이 대표적인 '유리몸'이다. 김형범의 불운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교통사고와 발목 부상으로 오랜 시간을 쉬었다. 2007년 6경기를 소화한 뒤 2008년 복귀해 31경기를 뛰며 7골-4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2009년 다시 부상이 겹쳤다. 오른 발목에 이어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 재기를 향한 몸부림이 물거품이 됐다. 지난시즌 김형범은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무릎이 좋지 못했다. 9경기만 뛰었다.

잦은 부상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한 가지는 플레이 스타일이다. 좌우로 심하게 흔들며 드리블하는 유형의 선수들은 부상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대표적인 예다.

심리적인 부분도 부상에 한몫한다. 부상을 한 번 당하면 무의식적으로 부상을 당했을 때의 동장을 꺼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무너져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잦은 부상이 누적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또 선수들은 주전 경쟁 등에서 오는 중압감으로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