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곤(29)이 상무 전역 후 예상보다 빠른 울산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20일 중앙 수비수 이재성의 부상 소식이 들려왔다. 경찰청 테스트에서 탈이 났다. 울산은 19일 알 힐랄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렀다. 이날 이근호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재성은 후반 34분 교체출전했다. 둘은 다음날 경찰청 입단 테스트를 받기 위해 차를 타고 경기도 용인으로 올라갔다. 새벽 3시가 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테스트가 시작됐다. 100m 달리기를 비롯해 1500m, 연습경기로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가진 테스트였던 탓에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이재성은 연습경기에서 풀타임을, 이근호는 45분만 뛰었다.
이후 이재성은 부상을 당했다. 오른족 허벅지 근육이 파열됐다. 시즌 아웃까지도 고려되는 심각한 부상이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를 뛰고 대표급 선수를 데려다가 심한 훈련을 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배려도 없고 자신들이 쓰겠다고 한 선수조차 보호를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치곤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10일 전역한 김치곤은 말년 휴가부터 울산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한 김치곤은 23일 부산전에서 이재성 대신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울산 복귀전이었다. 무난했다. 후반 40분 강민수와 교체될 때까지 '철퇴수비'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장점인 공중볼 장악과 몸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팀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선제골은 부산의 몫이었다. 후반 2분 오른쪽 측면 최광희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한지호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곧바로 매서운 반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7분 이 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에서 이승렬이 수비수보다 한 발 빨리 쇄도해 골네트를 갈랐다.
부산은 후반 44분 김한윤의 헤딩골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추가시간 강민수에게 다시 동점골을 얻어맞아 승점 1밖에 얻지 못했다. 패색이 짙던 울산은 김치곤 대신 교체로 들어간 강민수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귀중한 승점 1을 챙기게 됐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