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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갑 감독대행, '애정남'으로 변신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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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넥센의 승리시, 애매했던 김성갑 감독대행의 위치가 이제 확실히 정해졌다. 다른 감독들과 같이 코칭스태프 중 가장 앞으로 나가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맞이한다.

김 감독대행은 20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에 뜬금없이 "정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승리시 하이파이브를 할 때의 자신의 위치가 문제였다.

김 감독대행은 18일 잠실 LG전에서 대행 부임 후 첫승을 거둔 뒤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다. 보통 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감독이 가장 앞에 나가 그라운드에 있던 선수들을 맞이하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런데 김 감독대행은 어색한 나머지 '절대 앞으로 나가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보이며 자신을 끌어당기는 코치들을 뿌리친 바 있다. 감독대행으로서 아직은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 자신을 '감독'이 아닌 '코치'로 계속 불러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그 연장선상이다. 김 감독대행은 19일 LG전을 앞두고는 "앞으로도 뒤, 아니면 중간에 서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런 김 감독대행이 19일 경기에서 승리한 후에는 가장 앞에 나와 선수들을 맞았다. 삐딱한 시각으로는 "하루만에 말과 행동이 달라졌다"고 지적할 수 있는 장면. 그래서 김 감독대행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가 끝났다. 코치들과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가야 하는데 모두 서로 눈치만 보며 나가고 있지 않더라"라며 "승리팀인데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지 않나. 할 수 없이 내가 먼저 그라운드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후 나머지 코칭스태프도 김 감독대행 뒤를 따랐다.

김 감독대행은 "다른 코치들이 내가 최연장자라고 배려를 해주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남은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나가야 할 것 같다. 오해는 삼가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참, 이것저것 신경써야할게 많아 힘든 감독대행 자리다.

목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