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18·원주여고)가 KDB코리아오픈에서 행운의 2회전 진출권을 따냈다.
이소라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KDB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달러) 단식 본선 1회전 마리야 키릴렌코(러시아·14위)와의 경기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소하는 2004년부터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로 열린 코리아오픈 단식 본선의 '한국인 1호 승리' 주인공이 됐다.
한국 여자 선수가 투어 단식 본선에서 승리한 것은 2006년 1월 조윤정(현 삼성증권 코치) 이후 6년8개월 만이다. 이소라는 5년 전부터 조윤정 코치의 지도를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미녀 스타' 키릴렌코는 1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왼쪽 등 부위 통증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얻은 이소라가 승리를 챙긴 것은 채 10분도 되지 않았다. 2008년 대회 우승자 키릴렌코를 상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허리가 안 좋다고 듣기는 했지만 공이 떨어지는 각도가 매우 좋았다. 또 첫 서브의 확률도 높아 한 번 공을 받아 본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소라는 2년 전에도 행운의 챌린저 대회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2010년 4월 김해에서 열린 챌린저대회 단식 16강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 부상 덕에 국내 최연소 챌린저 8강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소라는 또 다른 기록도 세웠다. 국내 선수 최연소 투어 단식 본선 2회전 진출 기록(18세2개월)이다. 종전 기록은 1993년 10월 대만오픈에서 박성희(37)가 기록한 18세8개월이었다.
이소라는 "운도 실력이라고 하지만 나는 운이 너무 많이 따라줘서 신기할 정도"라며 "올해부터 주니어를 접고 성인 대회에 집중적으로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더 경험을 쌓아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권한 키릴렌코는 "경기 전에도 통증 때문에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 후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이 느껴져 기권했다"고 했다. 키릴렌코는 기권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진단을 받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