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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1위 미련 없다. 이제는 2위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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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위 자리에 대한 욕심은 완전히 버렸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2위 지키기에 '올인'한다고 선언했다.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결국 잡히지 않은 1위 삼성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버리고 SK, 두산과의 2위 경쟁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롯데는 지난 14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더블헤더에서 1무1패의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후 15일 곧바로 삼성과 맞대결을 펼쳤다. 롯데는 선수들이 끝까지 분발했지만 아쉽게 2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로 벌어진 양팀의 승차는 4.5경기. 삼성 류중일 감독은 15일 승리 후 16일 롯데와의 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어제 경기가 컸다"며 삼성이 정규시즌 1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는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양 감독은 3위 SK와의 2연전을 하루 앞둔 17일 "애초에도 삼성을 꼭 넘어서야겠다는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 단, 상황이 유리하게 만들어지면 총력전을 펼쳐볼 생각도 했다. 하지만 15일 경기에서 패한 후 확실히 마음을 접었다. 이제는 SK와의 승차를 벌리는데만 중점을 두고 남은 시즌을 운영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실 삼성과의 경기를 펼칠 때부터 양 감독은 '삼성전은 승리하면 보너스'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만약 양 감독이 1-1로 팽팽한 승부에서 삼성을 잡겠다고 욕심을 냈으면 조금 무리하게 투수를 기용할 수 있었다. 양 감독은 삼성전에서 전날 3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정대현에게 휴식을 줬다. 1-2로 뒤지던 8회에도 필승계투조가 아닌 이정민을 내세웠다. 선발로 던지다 중간계투로 변신한 이정민은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박석민에게 쐐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 타선이 9회 오승환을 상대로 1점을 뽑아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 하지만 양 감독은 "만약 그 상황에서 나머지 불펜 필승조를 투입했다가 졌다면 그 경기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음을 강조했다.

양 감독은 18, 19일 열리는 SK와의 홈 2연전이 2위 수성을 위한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말했다. 물론, 맞대결을 앞두고 1.5경기의 승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양 감독은 "우리가 무승부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경기 차로 봐야한다. 우리가 2승을 하면 안정권이다. 1승1패를 해도 괜찮다. 또 2패를 한다 해도 10월 SK와의 경기가 2번 더 남았기 때문에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며 "경쟁팀들과 1승1패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에게도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는 대신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것을 주문했다. 등판하는 선발투수를 봐도 무리하지 않는다는게 느껴진다. 18일 선발은 고원준으로 낙점됐다. 올시즌 불안하지만 남은 경기들을 대비해 무리하게 선발로테이션을 깨뜨리지 않겠다는 뜻. 여기에 19일은 송승준과 유먼의 등판이 모두 가능하다. SK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면 유먼을 내세울 확률이 크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 전 KIA전에서 송승준은 77의 공을 던진 반면 유먼은 121개를 던졌다. 코칭스태프와 최종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순리대로 풀어간다면 송승준이 등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