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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의 고요한 사랑"고비 같이 넘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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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부산 원정에서 기분좋게 웃었다.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31라운드 부산전에서 데얀의 선제골, 몰리나의 쐐기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완승했다. 지긋지긋한 6년 원정 무승 징크스를 화끈하게 털어냈다. 또 하나의 스토리도 만들어졌다. '애제자' 고요한의 상처를 위로하는 '힐링매치'가 됐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예선전 2대2 무승부 직후 수비라인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최강희호에 첫 발탁돼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고요한을 향한 축구팬들의 비난은 상상이상으로 거셌다.고요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 감독이다. 애제자를 변함없이 신뢰했다. 우즈벡전 직후 펼쳐진 스플릿리그 첫경기 부산 원정에서 한치의 망설임없이 고요한을 선발로 기용했다. 쾌남다운 정공법이었다.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 "걱정했던 요한이가 다행히 자신감이 있더라. 잘못될 경우 장기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고 축구인생에 중요한 고비라고 생각했다. 요한이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이 고비를 잘 넘기자고 했다"고 전언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돌아온 수비수 고요한을 마음 깊이 염려했다. "요한이는 성격이 능동적이고 개성이 강하다. 과감하게 자기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다. 프로 9년차이지만 '잃어버린 7년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늘 한다"고 귀띔했다. "한경기를 가지고 요한이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7년간 음지에서 남몰래 노력했던 선수다. 올시즌 겨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근 좋은 평을 받았고 국가대표로 A매치에 출전한 것인데, 오히려 한경기 잘해서 단번에 벼락스타 되는 것보다 몇 차례 쓴경험하는 것이 스스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요한이는 상당히 생각도 빠르고 축구지능도 좋다. 자기를 낮출 줄 알면서도 자기 색깔을 낼 줄 아는 발전 가능성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부산원정에서 값진 무실점 승리, 6년만의 징크스를 깨뜨린 데는 폭우속에서도 깨지지 않은 단단한 수비벽이 제몫을 했다. "행여 오늘 경기에서 요한이가 큰 실수한다면, 그래서 팀의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전의 고요한 볼 수 없을까 걱정했다. 장기 슬럼프로 가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감독으로서의 마음고생을 거듭 털어놨다. 애제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에 고요한이 혼신의 플레이로 응답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