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코리아 그랑프리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추석 연휴가 끝난 후 그 다음주인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0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 운영과 홍보 등에서는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재정적으로도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비록 현재는 전라남도가 주체가 돼 대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회 이름에 '한국'이 들어가는데다, 지자체 혼자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큰 국제 행사이기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 여기에다 기업들의 후원도 필요하다.
국회는 지난해 정부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당초 정부안에 배정되지 않았던 F1 대회 운영비 50억원을 증액사업으로 편성 통과시켰다. 전남도가 요구한 운영비 국비지원금 24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F1 대회에 대한 첫 국비 지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F1 대회 개막일이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운영비 50억원은 아직까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남도와 F1 조직위원회는 19대 국회에서 'F1 지원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대선 등 일정과 맞물리면서 현실적으로 대회 개막 전까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조직위가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3년 연속 대회 타이틀 스폰서 없이 치러질 상황이다. 또 메인스탠드 앞 다리 광고와 트랙사이드 배너광고 등의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제침체로 인한 부담감에다, 국내 기업들이 F1의 홍보효과에 여전히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위는 대회 막판까지 국내 대기업 30여곳을 상대로 스폰서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F1 그랑프리는 전세계 190여개국에 중계가 되고, 경기당 6억명이 시청하는 빅 스포츠 이벤트다. UBS, 산탄데르, 싱텔, 페트로나스, 쉘, 에티아드 항공, 콴타스 항공 등 금융과 정유, IT, 항공사를 포함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스폰서로 참여하는 이유다. 특히 메인 스폰서가 도리 경우 대회 기간 중 트랙 옆에 위치한 노면을 통한 직접광고뿐 아니라 각종 별도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개최국과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메인 스폰서의 경우 대략 600만~1000만달러의 비용이 든다. 올해 열리는 20차례의 대회 가운데 코리아 그랑프리처럼 대회명에 타이틀 스폰서가 없는 경우는 6번에 불과하다.
지난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스폰서로 참여했던 POSCO와 SK루브리컨츠가 홍보와 마케팅 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며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경우 지난해 결선 레이스 도중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와 페트로프(로터스)의 사고 장면에서 자사의 윤활유 브랜드가 노출됐는데, 이 장면이 러시아 TV에서 뉴스를 비롯해 100회 이상 방송된 걸로 집계가 됐다. 이로 인해 러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를 통틀어 174억원 가량의 브랜드 노출효과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해외 영업맨들이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 고취와 함께 매출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티켓 판매도 지난해보다 부진하다. 200억원의 목표액에 절반정도밖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굳게 닫은데다, 여수엑스포와 런던올림픽 등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한 기업들의 단체 구매가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옥션티켓을 통한 온라인 구매 할인 행사와 함께 다양한 경품제공 이벤트 등을 통해 티켓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F1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70~80%의 티켓이 개막 한 달전에 팔렸다. 또 이틀동안의 K-POP 콘서트, 그리고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이목을 모은 가수 싸이의 단독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기 때문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지난해보다 개선된 대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