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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맨' 이승준, "나는 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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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수비 농구'의 대명사다.

'질식 수비'로 유명한 동부에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새 얼굴이 합류했다. 이승준이다. 그의 가세와 함께 동부는 많이 변했다. '트리플 포스트'의 주역 중 하나인 윤호영이 군 입대했고, 로드 벤슨은 팀을 옳겼다. 김주성만 남았다. 트라이아웃 후순위로 뽑은 새 용병(보우먼, 데이비슨)들이 벤슨의 역할을 완벽히 대체해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 당연히 이승준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호영과 벤슨의 빈자리 일부가 그의 몫이다.

올시즌 새롭게 선보일 동부의 트리플 타워. 그 중심에 이승준이 있다. 그는 올시즌의 동부 농구의 키 플레이어다. 그가 동부의 색깔을 바꿀 수도 있고, 어쩌면 동부란 팀 컬러가 그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일본 가와사키에서 새 식구 동부 선수단과 함께 막바지 전지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승준을 만났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통역 없이 인터뷰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였다.

▶"수비하는 이승준이 되겠다"

삼성 시절 이승준의 눈에 비친 동부는 어땠을까. "수비가 강하고 헬프가 수시로 들어와 공격하는게 힘들었어요." 지난 시즌 최하위 팀에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1위 팀으로의 이적. 그는 전 소속팀과 현 소속팀의 명암 차이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다. "삼성은 공격 잘 하지만 수비가 약했어요. 물론 다친 선수가 많이 나오는 등 운도 없었지만요."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도 또렷하다.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이다. "동부에는 저 말고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있고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요. 김주성, 이광재, 박지현 모두 득점력이 좋은 선수들이니까요. 저는 수비하고 리바운드를 많이 하려고 해요. 목표는 매 경기 리바운드 10개 이상 잡아내는 겁니다. 그래야 우승할 수 있어요."

화려한 공격에 비해 2%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수비력. '잘 못하는건지, 잘 할 수 있는데 안 하는건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사실 (공격에 비해) 수비 약해요. 동부 와서 매일 매일 배우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바뀔 거에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비를 잘하는 이승준으로의 변신.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동부 강동희 감독과의 만남은 행운이다. "대표팀에서 허 재, 유재학, 이상범 감독님을 만나 각각 다른 농구스타일을 배웠는데요. 강동희 감독님을 만난게 행운이 될 것 같아요. 수비와 팀 플레이, 패턴 플레이 등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나는 루키다"

이승준은 동부 최고참이다. 김주성과 주장 박지현보다 한살 많은 78년생. 하지만 코트에서 만난 그는 "팀의 루키"라며 웃는다. 틀린 말도 아니다. 전혀 다른 색깔의 팀으로 이동. 어찌보면 새로운 농구의 시작이다. 김주성 등 팀 동료로부터 매일 배워가고 있다. "헬프, 로테이션 등 주성이에게 물어보고 있어요."

이승준의 목표는 팀 우승이다. 조건이 갖춰진 팀으로 왔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바로 '희생'임을 잘 알고 있다. 오랫동안 몸에 밴 화려한 개인 플레이를 얼마만큼 양보해 궂은 일을 손수 맡아줄 수 있느냐에 따라 동부 농구의 색깔이 달라질 것이다. "1위 할 수 있어요. 동부 팬들에게 재미있는 농구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승준의 진화. 어디까지 가느냐에 따라 동부 팬들의 희비가 엇갈릴듯 하다. 어쨌든 그는 새로운 동부의 키 플레이어다.



가와사키(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