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SK 이재원의 날이었다. 대타로 나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결국 이 홈런을 기점으로 SK는 KIA를 12대5로 대파했다. 2위 롯데에 맹추격 중인 SK로서는 너무나 귀중했던 1승.
2006년 입단한 그는 올해 상무에서 제대했다. 군에 가기 전부터 '좌완 스페셜'로 유명했던 선수. 대타 만루홈런도 KIA 좌완 진해수를 상대로 터뜨린 홈런이었다.
대타로 내세우기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박정권의 타석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박정구너은 3타수1안타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바로 전 타석에서 좌중월 2타점 2루타를 친 상태였다. 하지만 KIA 선동열 감독이 박정권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좌완 진해수를 내세우자, 곧바로 이재원으로 교체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경기 끝나고 복귀해보니 '이재원이 못 쳤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찔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원이가 워낙 왼손투수에 강점이 있어서 내보냈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와도 내 성격 상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이재원이 극적인 만루홈런을 치자, TV 카메라는 자신의 일처럼 벤치에서 환호하는 박정권의 모습을 자세하게 잡기도 했다. 그만큼 부담이 많았던 대타 작전이었다.
이재원에게 진해수는 상무 시절 절친한 룸 메이트였다. 그는 "1년 고참인 (진)해수형은 너무나 가까운 사이다. 룸메이트로서 항상 많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이재원은 "해수형이 제대를 하면서 '(프로에서)내 공은 치지 마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홈런을 치고 나서 빨리 그라운드를 돌았다.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미안해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