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상태로 길게 이어져오던 경쟁에 균열이 생기는 것일까. 세계 축구계 최고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사이가 심상치 않다.
둘은 2000년대 후반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호날두는 맨유에 있던 2007~2008시즌 각종 대회에서 42골을 몰아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다음 시즌인 2008~2009시즌에는 메시가 38골을 넣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2009~2010시즌부터 둘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팀의 우승은 물론이고 FIFA 발롱도르 등 개인상을 놓고도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둘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메시는 여전하다. 올 시즌 시작 후에도 골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만 6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약하는 편견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열린 6번의 A매치에서 9골을 넣었다.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팀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메시의 기량이 절정이라는 것은 16일 새벽 열린 헤타페와의 프리메라리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증명됐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남미예선 2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스페인으로 날아왔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출전하지는 않았다. 후반 14분 들어간 메시는 들어가자마자 2골을 몰아쳤다. 바르셀로나는 4대1로 승리했다. 4연승으로 프리메라리가 선두 자리에 올랐다.
반면 호날두는 상태가 심각하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4경기에 나섰지만 2골에 그치고 있다. 경기력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경기장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다. 최근 호날두는 팀동료들과 불화설에 휩싸였다. 스페인 언론들은 3일 일제히 '호날두가 팀동료들과의 불화로 이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라나다와의 3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5분과 후반 8분 2골을 넣었지만 별다른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호날두는 "행복하지 않아 골 세리머니를 안 했다. 클럽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후 호날두는 룩셈부르크와의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에 나서 1골을 넣었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16일 열린 세비야전에서 호날두는 침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0대1로 지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프리메라리가 38경기에서 단 2패밖에 당하지 않았다. 4경기만에 지난 시즌 패배수와 같아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프리메라리가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려면 호날두의 컨디션 회복이 절대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