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한화 구단이다.
한대화 감독 경질 사건으로 대홍역을 치른 이후 연일 논란의 중심에 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미국 진출 승인 여부, 박찬호의 잔류 문제 등 야구판에서 가장 굵직한 현안들을 품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각종 추측과 전망이 난무한 바람에 한화는 한순간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
류현진과 박찬호의 문제는 '시즌이 끝난 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신임 감독 문제가 불쑥 커졌다. 그동안 야구계에서 아는 사람은 다아는 '카더라' 추측이 퍼질만큼 퍼졌다.
이에 대한 한화 구단의 자세는 늘 똑같았다. "시즌을 마친 뒤"였다.
오는 10월 7일부터 마무리 훈련에 들어갈 계획표가 짜여있기 때문에 10월초 2012년 시즌이 끝난 뒤 신임 감독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측 차단 가이드라인마저 흔들리고 말았다. 한 인터넷 매체가 조범현 전 KIA 감독(52) 내정설을 보도하면서 한화는 다시 홍역을 치렀다.
역시 한화의 공식 반응은 "사실무근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였다. 현재 한화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새 감독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계속 논란의 중심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화의 신임 감독 문제를 둘러싸고 난무하고 있는 '설'가운데 추측을 배제한 '사실'만을 추려낸다면 과연 무엇일까.
우선 한화의 신임 감독 후보군이 5명 이상에 이른다는 것이다. 보통 조 전 감독을 비롯해 한용덕 감독대행(47),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49) 등 3명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또다른 인물 2명을 거명했다. 이강돈 롯데 2군 타격코치(51)와 황병일 삼성 2군 타격코치(52)다. 여기에 송진우 투수코치(46)도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얘기도 있다.
한화 구단은 "현재 많은 후보군 가운데 광범위하게 검토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또다른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두 번째 한화의 신임 감독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 "신임 감독 선임 문제는 김승연 회장이 최소한 사전 보고 내지 재가를 내려야 할 사안"이라는 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현재 수감중인 김 회장은 10월부터 시작될 항소심 준비에서부터 한화그룹의 대형사업 등 신경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일개 구단의 감독 선임 안건을 끼워넣을 여유가 아직 없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구단의 해명이 현재까지 사실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과연 누가 신임 감독이 될것인가'라는 궁금증을 놓고 봤을 때 조 전 감독이 내정까지는 아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사실'이다.
한 야구인은 "한화처럼 허약해진 팀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재건시켜야 한다. 그럴려면 조범현같은 스타일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반면 이정훈 감독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의 성적부진과 '압축배트 의혹제기' 소동으로 인해 다소 점수가 깎였다. 한용덕 대행은 임시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전과 다른 야구로 괜찮은 성과를 내자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을 이제부터 받기 시작하는 단계다.
경험 등을 비춰봤을 때 다른 경쟁자에 비해 조 전 감독이 비교 우위이기 때문에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인 것이다.
한화에서 조 전 감독이 신임 선임될 경우 황병일 코치가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고, 이정훈 감독은 2군 감독으로 '차기'를 준비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는 사실이 아니지만 조범현 선임시 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다크호스 이강돈 코치가 등장했다. 이 코치는 정민철 송진우 장종훈과 함께 한화의 '4대 레전드'로 지난 7월 대전구장 올스타전 특별행사에 참가했다. 프랜차이즈 또는 연고지와의 인연을 중시하는 한화 입장에서 조 전 감독보다 이 코치 쪽으로 눈길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코치는 16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진행되는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중이어서 한화 구단과의 접촉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