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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대 명산 찾기-93차 학가산] '구름 풍경화' 속을 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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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93차 학가산>









자연은 그 속을 좀체 헤아리기 힘들다. 인간에게 한없이 너그럽다가도 끝없는 시련을 주기도 한다.

계절별로, 시간별로도 결코 똑같지 않다. 산천은 '의구'(依舊)하다고 하지만 이를 대하는 인간들의 심리나 육체적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띈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가 93번째 산행지로 떠났던 경북 예천과 안동의 학가산이 딱 그랬다. 지역별로 색다른 산의 품새나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달리하는 매력까지 다양함 그 자체였다.



학가산은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북쪽으로는 경북 영주, 서쪽으로 예천, 남동쪽으로 안동이 위치해 있는데 모두 정확히 15㎞씩 떨어져 있어 저마다 자기 고장의 명산으로 꼽는다. 영주에서 산을 바라볼 때는 정상이 평평해 선비봉이라 하고, 안동에서는 울퉁불퉁하다고 해서 문둥이봉, 예천에서는 모습이 수려하다고 인물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하룻밤을 머문 학가산 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잡는데 보슬비가 계속 내린다. 우산을 쓰기도, 비옷을 입기도 참 애매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임도가 30여분간 이어진다. 더운 기운이 완전히 가지시는 않았지만 벌개미취를 비롯한 야생화가 여기저기 보이는 걸 보니 가을로 접어든 것은 확실하다. 아직 설익은 다래도 눈에 띈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도 빽빽하다.

임도를 벗어나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들었는데 유난히 버섯이 많이 보였다. 식용 가능한 싸리버섯은 물론 빼어난 모양새의 독버섯도 이곳저곳에 많이 피어있다. 그만큼 산에 나무가 많아 그늘이 많이 지고 습한 환경이라는 얘기가 된다.

최수정, 이영순, 박태임씨는 안동에서 온 동네 친구 3인방이란다. 안동을 대표하는 산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전날에는 육회를 챙겨와 자신들의 고향을 찾은 참가자들의 입맛을 돋구기도 했다.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급격하게 경사가 높아진다. 이틀 전까지 많이 내린 비에 땅도 질퍽질퍽하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바윗길도 꽤 나타난다. 지루함을 덜어주기에는 최고다. 어느새 비도 그쳐 있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여쯤 지나 예천 지역의 정상에 이르렀다. 하지만 학가산의 진짜 정상은 안동쪽에 위치한 882m의 국사봉이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니 이내 전망대에 이르렀다. 안동쪽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10여분을 더 가자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길. 허위허위 올라가니 말 그대로 울퉁불퉁한 모양의 국사봉 정상에 다다른다. 사방에 펼쳐진 산 그리메 사이로 구름이 걸쳐져 있다. 날씨가 흐리다보니 구름이 발 아래 깔리는 광경이 무척 신비스럽다. 그런데 잠시 쉬고 있자니 밀려오는 바람이 구름을 흐트렸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풍경에 참가자들은 좀처럼 떠날 줄을 모른다.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오는데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다보니 진흙길이 눈길보다 더 미끄럽다. 여기저기서 '꽈당'하는 소리가 난다. 아버지 김상범씨, 그리고 여동생 희연양과 함께 온 중학 3학년생의 지연양도 수시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깔깔거린다는 사춘기 소녀의 풋풋함이 부럽다.

학가산은 학이 날개를 쭉 편 상태에서 한발은 예천에, 한발은 안동에 둔 형상이라고 한다. 한쪽 날개와 다리를 누볐으니 다음 기회엔 안동에서 접어들어야겠다.학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학가산 산행에선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김의진 교수가 '숲과 건강'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당초 강연을 하기로 한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급작스런 사정으로 불참, 두달 전 광덕산 산행에 이어 또 다시 강사로 나선 김 교수는 각종 자료를 인용, 숲이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다양한 긍정적 요소를 소개했다.



<학가산은?>

산세가 준수하고 사람이 학을 타고 노니는 모양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경북 예천과 안동, 영주가 맞닿는 지점에 있다. 산마루 부근에는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조화를 이룬다. 봄이면 산중턱이 매화로 붉게 물든다.



<산행 참가자>

오세련 표세진 김상희 유길상 이태권 조선희 최수정 이영순 박태임 김금순 양송이 이가영 김서영 최성희 최효정 이경배 방화섭 유강규 이재호 김상범 김지연 김희연 곽종근 조향제 윤용이 백기원 김윤정 조유미 오상환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2년 10월 13~14일 강원 평창에 위치한 태기산(1261m)을 찾을 예정입니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www.thenorthfacekorea.co.kr)의 '카페' 코너를 방문, '태기산'을 클릭해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30일 오후 6시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