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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6개 구단 운영 성적표, FC서울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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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틈에서 존재한다.

올시즌 K-리그는 16개팀이 공존한 가운데 30라운드를 치렀다. 15일 새 장이 열린다.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이 세상에 나온다. 1~8위가 그룹A, 9~16위가 그룹B에 포진한다. 두 개의 리그로 분리, 운영된다. 마지막 14라운드를 더 치른다.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현주소의 냉철한 분석 없이는 발전도, 미래도 없다. 새로운 세상을 앞두고 스포츠조선 축구전문기자 9명은 16개 구단의 올시즌 운영 성적표를 매겨봤다. 개막 전 목표 순위와 현재의 위치를 평가한 ▶목표성취도를 비롯해 ▶경기 운용 능력 ▶관중 동원 능력 ▶연고지 연계 마케팅 ▶팬서비스 등 경기력과 행정 능력 등을 다면 평가했다. 항목당 10점 만점으로 난상토의 끝에 최대공약수를 도출했다.

1위는 이견이 없었다. 성적과 흥행에서 독보적이었던 FC서울이 차지했다. 서울은 30라운드를 1위로 마감한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관중 2만명(2만9924명)을 넘겼다. 목표성취도에서 10점 만점, 경기운용, 관중 동원 능력에서 각각 9점, 연고지 연계 마케팅과 팬서비스에서 각각 8점을 받아 44점을 기록했다. 라이벌 수원이 2위(40점)를 차지했지만 서울과의 간격은 컸다. 최하위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 광주였다. 광주는 5개 항목에서 모두 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아 총점은 20점에 불과했다.

▶[목표성취도]서울과 성남, 극과극 대차대조표

개막 전 각 구단의 이상은 컸다. 스플릿의 갈림길에서 1차 희비는 엇갈렸다. 서울과 성남이 극과극이었다. '큰 손' 성남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부활했다. 윤빛가람 한상운 김성준 요반치치 등을 수혈하며 명가재건을 꿈꿨다. 1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우승후보에 성남의 이름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초라했다. 11위에 머물며 그룹B로 떨어져 강등 전쟁을 펼쳐야 하는 가혹한 운명에 울고 있다. 성남의 목표성취도는 최저인 3점이었다. 반면 서울의 이적시장은 늘 조용한 편이다. 수원과 전북, 울산에 비해 무게감이 덜하다. 구단 정책은 영입이 아닌 육성에 주안점을 둔다. 서울의 현실적 성적은 3위권이었다. 목표치를 넘어섰다. 쟁쟁한 경쟁 상대들을 뚫고 승점 64점으로 선두를 질주중이다. 2위 전북(승점 59), 3, 4위 수원, 울산(이상 승점 53점)과의 승점 차는 각각 5점, 11점이다. 30라운드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그룹A에 생존한 8위 경남은 9점을 받아 전북(9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운용 능력]슬로건의 홍수,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해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기폭제가 됐다. 올시즌 각 팀의 슬로건이 홍수를 이뤘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닥공2'를 예고했고, 최용수 서울 감독은 '무공해(무조건 공격+페어플레이)', 김호곤 울산 감독은 '철퇴', 신태용 성남 감독은 '신공', 박경훈 제주 감독은 '방울뱀', 최만희 광주 감독은 '비빔밥' 축구 등을 내세웠다. 각 팀의 전술 키워드였다. 한 시즌을 치르려면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강팀의 첫째 조건은 반전 능력이다. 올시즌 유일하게 연패가 없는 서울, 리그 초반 부진을 뚫고 올시즌 최다 연승인 8연승을 기록한 전북,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면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울산이 전술 운용 능력에서 가장 높은 9점을 받았다. 반면 막강한 진용으로도 기복이 심했던 수원은 7점에 불과했다. 부산은 '질식수비'로 도마에 올랐지만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7점을 얻었다.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된 강원과 전남은 최하인 5점을 받았다.

▶[관중 동원 능력]흥행 투톱과 대구-제주의 상관관계

지난해까지 K-리그 관중 집계에 거품이 많았다. 올시즌 집계 방식이 변경됐다. 각 구단에 일임했던 관중 집계를 통합해 실제로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만 계산했다. 전년 대비 약 30%의 관중이 감소했지만 '실 집계 원년'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는 있었다. 흥행 투톱은 변하지 않았다. 양대산맥은 서울과 수원이었다. 희비는 엇갈렸다. 엎치락뒤치락하다 서울이 꼭짓점을 찍었다. 서울의 평균 관중은 2만924명, 수원은 1만9944명이었다. 평균 관중이 감소했지만 흥행을 이끈 두 축인 점을 인정받아 각각 9점을 받았다. 희망도 있었다. 16개 구단 중 2개 구단이 증가세를 보였다. 제주와 대구였다. 1만명을 넘지는 못했지만 제주는 전년 대비 50.89%가 증가된 평균 6786명, 대구는 37.74%가 늘어난 8739명을 기록했다. 두 팀에는 나란히 8점이 주어졌다. 평균 관중이 2000명대인 경남(2648명)과 상주(2909명)는 최하점인 3점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연고지 연계 마케팅]제주에 뿌리 내린 제주 유나이티드

프로축구 16개 구단은 모두 시·도를 연고로 한다. 연고지와의 상생이 구단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연고지와 연계 마케팅에도 온도차가 존재한다. 기업 구단이 탁월하다. 9개 기업구단의 평균점수는 6.33점. 7개 시민구단은 4.71점에 그쳤다. 특히 제주의 지역 연고 마케팅 발전이 눈에 띈다. 그동안 제주는 홈팬들에게 철저히 외면 당해왔다. 부천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탓에 제주 구단이 아닌 SK구단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제주-서귀포간 지역 갈등도 제주 유나이티드가 뿌리를 내리는데 장애물이 됐다. 올시즌 제주는 환골탈태했다. 화끈한 공격축구에 팬들이 매료됐다. 선수들이 발품을 팔아 학교나 각종 모임에 참석해 도민과 직접 스킨십에 나섰다. 이제는 제주지역 주요 랜드마크 어디를 가나 제주 유나이티드의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다. 제주는 연고지 연계 마케팅 항목에서 7점을 받으며 서울과 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창단 2년차인 상주와 광주는 연고지와의 유대관계가 아직 끈끈하지 못하다. 대전 부산과 함께 4점을 받으며 최하위에 그쳤다.

▶[팬서비스]'슈퍼매치' 주인공, 팬서비스 역시 라이벌 구도 형성

K-리그에서 최다 팬을 보유한 구단은 FC서울과 수원. 두 팀의 '슈퍼 매치'가 열릴 때면 K-리그 역사가 새로 쓰여진다. 5만명은 거뜬하게 경기장을 찾는다. 서포터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는것 만큼 구단은 확실한 팬서비스로 보답한다.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번외대결로 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온라인에서 자체 제작한 홍보 동영상을 공개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수원의 '승점 자판기' 영상에 서울은 '반칙왕 수원' 영상으로 맞섰다. 팬들의 눈이 즐겁다. 서울은 SNS(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유투브 등)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선수단의 경기 외적인 모습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팬들과 24시간 소통하고 있다. 반응이 뜨겁다. 수원은 서포터스와 적잖이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지만 구단-팬간의 대화 창구를 개설해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과 수원은 팬서비스 항목에서 각각 8점을 획득,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광주는 3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서포터스와 구단간의 갈등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김성원 하성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