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전용구장서 열린 웰컴론코로사와 인천도시공사 간의 2012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 남자부 최종전. 코로사가 21-20, 1골차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20분께에 다소 생소한 장면이 나왔다. 코로사의 정대근이 공격자 파울 판정을 받고 2분간 퇴장 판정을 받자 김성헌 코로사 총감독이 심판진에 비디오판독 요청을 한 것이다. 비디오 판독을 마친 심판진은 방송을 통해 "코로사의 정대근 공격자 파울로 판독됐다"며 주심의 판정에 손을 들어줬다.
코로사 입장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9로 인천도시공사와 똑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선 두 경기서 연패하면서 승자승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초박빙의 승부에서 작은 변수라도 생길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단 2분의 시간이라도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치르는 경기는 치명적이다. 작전시간 요청 기회를 버리면서까지 비디오판독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비디오판독은 핸드볼코리아리그가 후반기 리그부터 새롭게 도입한 제도다. 심판 판정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대한 줄이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대신 무분별한 비디오판독 요청을 막기 위해 기회는 단 한 번으로 제한했다. 비디오판독요청을 하게 될 경우 전후반 각각 1개씩 주어지는 작전시간 요청 기회 하나를 잃게 되도록 했다. 핸드볼계 관계자는 "(코로사의 비디오판독 요청은) 아마 이 제도가 생긴 뒤 처음으로 요청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의 진을 친 코로사의 진심이 통했다. 접전 끝에 인천도시공사를 25대24, 1골차로 제압하고 마지막 한 장 남은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종료 1분전까지 24-24 동점이었으나, 김장문이 결승골을 성공시키면서 승기를 잡았다. 인천도시공사는 경기종료 직전 던진 조현철의 슛이 코로사 골키퍼 조시우에 막히면서 땅을 쳤다.
코로사는 20일 SK핸드볼전용구장에서 2위 충남체육회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단판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올 시즌부터 코로사의 선수 겸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백원철 감독은 "충남체육회에는 정규리그에서 2승1무로 앞섰다. 1위 두산도 부상자가 많고 교체선수가 적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선전을 다짐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