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어제 삼성전에서 1:0으로 패배했습니다. 선발 리즈가 8이닝 동안 매 이닝 삼진을 뽑아내며 완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해 완봉패한 것입니다. LG는 3회초 무사 1, 2루, 6회초 1사 1, 2루의 기회를 얻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3회초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기태 감독은 오지환이 최소한 진루타를 만들어낼 것이라 믿고 강공을 지시했지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주자들을 진루시키지 못했습니다. 오지환의 타격 내용을 살펴보면 진루타를 의식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볼 카운트 0-1에서 바깥쪽 공을 밀어쳐 좌측선상을 벗어나 파울이 된 2구는 그렇다 치더라도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된 4구는 몸쪽 공이었습니다.
좌타자의 몸쪽 공이라면 잡아당길 경우 1, 2루간으로 향하는 진루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오지환의 방망이는 밀려서 유격수 뜬공에 그쳤습니다. 애당초 진루타를 감안해 잡아당기는 타격을 의식했다면 히팅 포인트를 보다 앞에 놓고 쳐야 했지만 오지환의 타격에서 진루타를 의식하는 섬세함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후속 타자 박용택이 좌익수 플라이를 기록했지만 주자가 2루에 묶여 득점과 연결되지 못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오지환이 타석에서 진루타를 적극적으로 의식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팀 배팅 능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3번 타자 이진영과 5번 타자 이병규는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했지만 정작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기회에서는 안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LG가 하위권에 처져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엇박자가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LG의 기둥인 두 타자가 득점권에서 보다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또한 남았습니다.
타선이 1점도 뽑아내지 못해 LG 선발 리즈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1실점으로 인해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리즈는 2경기에 걸쳐 1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며 도합 16이닝 동안 1실점에 그치는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였지만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1패만을 떠안았습니다. 리즈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이 단 1점도 득점 지원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LG는 포스트 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뒤에도 매년 반복되어 온 불협화음이 불거지지 않고 있으며 팀 분위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불거지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분위기가 밝으니 팀워크가 좋다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전날 두 자릿수 안타를 친 타선이 이튿날 침묵해 무득점에 허덕입니다. 선발 투수가 2경기 14이닝에 걸쳐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해도 정작 득점 지원은 '0'에 그칩니다. 중심 타자들은 멀티 히트를 기록하지만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는 안타를 치지 못합니다. LG의 득점권 타율은 0.252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입니다.
루상의 주자까지 아웃시키며 공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는 92개로 최다 2위입니다. 팀 분위기를 순간적으로 얼어붙게 만드는 실책은 83개로 LG가 최다 1위입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왜 LG가 7위에 머무는지 여실히 입증됩니다.
'내가 호투해도 타자들이 득점 지원을 해주지 않는구나' 싶으면 투수는 맥이 빠집니다. '내가 출루해도 동료들이 적시타로 불러들이지 못하겠구나' 싶으면 장타 한 방으로 홀로 해결하기 위해 스윙이 커지지 마련입니다.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인해 주루사가 속출하는 것 또한 LG 선수들이 동료들의 적시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진정한 팀워크란 선수들끼리 친하게 지내고 더그아웃 분위기가 밝은 것이 아니라 진루타와 같은 팀 배팅, 득점권에서의 적시타, 투수에 대한 득점 지원, 수비 실책 최소화 등 팀의 승리로 직결시키는 경기력과 성적을 통해서만 입증할 수 있습니다. 7위로 밀려나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의 실패의 불명예 기록을 작성한 LG 선수들이 진정한 팀워크란 무엇인지 곱씹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