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와 정을 준비하라고 했다."
한국청소년국가대표팀의 이정훈 감독이 일본 대표팀이 압축배트를 사용하는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감독은 4일 잠실구장에서 우천으로 경기 개시 여부를 기다리면서 취재진과 만나 2라운드에서 열릴 일본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본 경기를 본 우리 전력분석요원이나 코치들이 하나같이 일본 선수들이 압축배트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봐도 상당히 의심이 간다"고 했다.
타구의 질과 배트에 맞는 소리가 다른 일반 나무배트와는 다르다는 것이 이 감독이 내세우는 근거다. "일본 고등학생들은 알루미늄배트를 쓰는데 여기서는 나무배트를 쓴다. 말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쓰는 최고급 나무배트를 쓴다고 하지만 압축배트의 느낌이 많이 든다"는 이 감독은 "공을 맞힐 때 타격음이 나무배트는 '딱'소리가 나는데 일본 타자들이 칠 때는 마치 알루미늄 배트로 치는 것 처럼 '탕'소리가 난다. 날아가는 타구의 질도 달라보인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일본 타자가 몸쪽으로 오는 공을 쳤는데 먹힌 타구로 3루 덕아웃으로 날아갔다. 그런 빗맞힌 타구를 칠 때도 '탕'소리가 나더라"고 했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를 검사하거나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이 감독은 "대회전 대표자 회의 때 캐나다 감독이 압축배트를 사용했을 때 제재방법이 있냐고 조직위에 물었느데 조직위의 대답은 '방법이 없다'였다"며 "우리가 일본과 경기를 할 때 만약 일본이 압축배트를 쓰는 것 같은 확신이 들면 바로 타임을 요청하고 심판에게 배트를 검사하게 어필을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감독이 경기를 치르지 않은 일본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실제 의심이 든 것은 물론 한-일전을 앞둔 기세싸움도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콜롬비아가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1패를 안고 경기를 치르게 된다. 결승전 진출을 위해선 B조에서 올라오는 세팀과의 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일본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한국은 일본과 6일 오후 6시 목동구장에서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