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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득세속에 재계약 불투명한 외국인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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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검증된 용병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재계약이 우선이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들을 바라보는 각 팀 사령탑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난 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8개 구단이 용병 엔트리를 모두 투수로 채운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올해만큼 외국인 선수들이 집단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적도 없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에 비례해 팀성적이 좌우되는 이른바 '용병 효용론'이 올시즌 유독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각 팀 감독들은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계약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8개팀 등록 외국인 투수 15명(한화 1명) 가운데 대부분이 올시즌 후 재계약 제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3명 정도는 아직까지 재계약을 확신할 수 있을만큼 위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SK의 마리오와 부시, 한화 바티스타가 그들이다. 남은 시즌 활약상에 따라 재계약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할 경우 한국 마운드와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

마리오는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아 지난 7월25일 대구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현재 재활을 진행중이지만, 아직 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9월중 1군에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6월에도 같은 부위가 아파 1군에서 빠진 적이 있다. 부상 이전 16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부상만 없다면 재계약을 확신할 수 있는 성적이다. 마리오는 직구 구속이 150㎞를 웃돌고, 투심,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해 이만수 감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결국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재계약 운명을 걸어야 한다.

부시는 제구력 위주의 기교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0㎞대 초반이며, 슬라이더와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부시의 최대 단점은 원정에서 약하다는 것이다. 올시즌 홈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5를 올린 반면, 원정구장에서는 1승3패에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하며 심한 편차를 보였다. 문학구장은 마운드가 딱딱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데, 원정구장은 그렇지 못하다는게 본인의 설명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는 의미. 남은 시즌 부시에게 주어진 과제다. 결국 재계약을 위해서 마리오는 부상, 부시는 원정경기 부진을 털어내야 한다.

올해 두 시즌째 국내에서 뛰고 있는 바티스타는 변수가 많다. 지난해 마무리로 3승,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한 바티스타는 올시즌에도 뒷문을 맡았지만 출발부터 불안했다. 전반기 내내 잇달은 블론세이브에 대량실점을 하는 바람에 후반기 들어 선발로 보직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마무리로 34경기에서 1승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 전환후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내년에도 국내에서 뛸 기회를 얻는다면 선발로 던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바티스타의 운명은 시즌 종료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을 감독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재계약 여부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