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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10kg 감량, 송지만은 왜 체중을 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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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살이 빠진거죠? 어디 아픈데 있어요?"

요즘 넥센 히어로즈 베테랑 선수 송지만(39)이 자주 듣는 말이다. 오랜만에 경기장에서 송지만을 만난 사람들은 그의 얼굴과 유니폼 밖으로 드러나 몸매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얼굴이 핼쑥해진 느낌이 들 만큼 홀쭉하고, 몸이 야윈 듯한 분위기까지 들게 한다. 한 해에 홈런 20~30개를 때렸던 2000년대 초중반 단단했던 몸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된다.

얼핏보면 평범한 보통사람의 몸을 보는 것 같다. 특별할 게 없는 평균체중의 30대 후반 남자의 그런 몸매 말이다. 물론 울퉁불퉁 팔 근육을 보면 금방 운동선수라는 걸 알아차리겠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송지만의 신장과 체중은 1m78, 85kg. 그런데 몸무게는 몇 년 전 수치라고 한다.

현재 송지만의 체중은 76kg 남짓. 한때 86kg까지 나갔다. 그때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워낙 열심히 해 온몸이 근육덩어리였다. 그런데 왜 한창 때보다 무려 10kg 정도가 줄어든 걸까. '어디 아픈데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송지만은 "그래도 시즌 개막 때보다 1~2kg 정도 체중이 늘었다"며 웃었다.

시즌 개막에 맞춰 지난 겨울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는데, 4월 8일 두산과의 개막 이틀째 경기에서 상대투수 이혜천의 공에 맞아 왼 발목 뼈에 실금이 갔다. 부상이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2군 경기에 출전해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왼 발목이 골절됐다. 부상에서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부상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송지만은 3개월 간 재활훈련에 매달려야 했다.

긴 재활치료와 훈련 기간에 유산소 운동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연습벌레 송지만의 머리 속에는 경기에 출전 못하면,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더너 것 같다.

상태가 호전돼 러닝이 가능하게 되자마자 경기전 목동구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달렸던 송지만이다. 야구에 관한한 한치의 흐트럼없이 매달리는 게 송지만 스타일이다.

그런데도 왜 체중이 1~2kg 증가한 걸까. 송지만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다보니 근육이 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4년 전부터 체중을 의식적으로 줄여나갔다고 했다. 30대 중반 이후 체중에 대한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윙을 하거나 러닝을 할 때 순발력이 떨어지더란다. 순발력 저하는 베테랑 선수가 이겨내야할 숙명이나 마찬가지다.

경험이 쌓여갈수록 출전 기회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팀의 주축타자에서 후배들을 뒤에서 뒷받침하는 백업요원으로 역할이 바뀌어갔다.

그렇다고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보통사람처럼 식사량을 줄인 것은 아니다. 송지만은 "전에는 닭가슴살 등 근육을 늘이기 위해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최근 몇 년 간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엄청난 연습량이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 송지만을 만들었다. 시즌 초 부상 때문에 4개월여만에 팀에 합류한 송지만은 스프링캠프 때처럼 개막전에 맞춰 단계별로 몸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결국 훈련에서 길을 찾고자 했다. 최근 훈련량이 시즌 개막 이전보다 훨씬 늘어났다고 했다.

그렇다면 체중 감량이 파워를 떨어트린 건 아닐까. 질문을 던지자 송지만은 씩 웃으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 크게 영향을 안 주는 것 같다"고 했다.

39세에 맞은 17번째 시즌. 그런데 썩 만족스러운 시즌이 아니다.

8월 9일 1군에 합류한 송지만은 8월 30일 현재 14경기에 출전, 타율 1할7푼5리(40타수 7안타), 4타점 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아무리 경기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지만 성에 안 차는 성적이다. 더구나 출범 5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히어로즈는 시즌 막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지만이 나서 보여줘야할 시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