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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 "현재 용병들 재계약?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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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검증된 용병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재계약이 우선이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들을 바라보는 각 팀 사령탑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난 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8개 구단이 용병 엔트리를 모두 투수로 채운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올해만큼 외국인 선수들이 집단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적도 없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에 비례해 팀성적이 결정되는 이른바 '용병 효용론'이 올시즌 유독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구단 감독들은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계약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8개팀 등록 외국인 투수 15명(한화 1명) 가운데 13~14명 정도가 재계약 제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의 마리오와 부시, 한화의 바티스타 정도가 유동적인데, 남은 시즌 활약상이 관건이다.

우선 두산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와 프록터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 "올시즌 활약에 만족한다.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올해 타선이 약해져 외국인 타자를 쓸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상대적으로 타자는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넥센 김시진 감독 역시 나이트와 밴헤켄의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두 용병처럼 검증된 투수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 나이트와 밴헤켄을 빼면 넥센의 선발진을 생각할 수 없다.

삼성 역시 탈보트, 고든과의 재계약을 우선 순위로 둘 것으로 보인다. 둘을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려면 추가적인 비용과 수고를 들여야 한다. 장원삼 배영수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이들과 재계약을 마다할 이유는 적어 보인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전반적으로 올해 용병 투수들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KIA 앤서니와 소사도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선 감독은 "7년 감독하면서 올해처럼 좋은 용병을 데리고 게임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31일 현재 앤서니는 10승9패에 평균자책점 3.56, 소사는 7승7패에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사는 대체용병으로 5월말 로테이션에 합류했음에도 벌써 규정이닝을 넘어섰을 정도로 '이닝 이터'로서의 능력이 뛰어나다.

LG 김기태 감독은 "전세계적으로 자원이 없다. 주키치와 리즈 모두 검증된 투수들이다. 주키치가 후반기 주춤하고 있지만, 그 정도 용병을 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선발진이 불안했던 LG로서는 사실 내년에도 주키치와 리즈를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꾸리는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물론 외국인 선수 계약은 구단의 최종 결정이 전제돼야 하고, 무엇보다 해당 선수의 의견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의 스카우트 움직임을 경계해야 하며, 올시즌 활약상에 따른 연봉 인상폭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감독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해외 구단들의 무차별적 공습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만일 미국이나 일본에서 오라고 하면 유먼이 여기 남겠는가. 돈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먼의 경우 한국 무대 첫 시즌임에도 별다른 적응 문제없이 에이스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양 감독은 사도스키에 대해서도 "여기서 3년째 던지고 있는데 그만한 용병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뛰었던 용병 가운데 올해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8명이다. 내년에는 사상 최고의 재계약률이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