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4기가 29일 세상에 공개됐다. '홍명보의 아이들'이 대거 배를 갈아탔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리틀 태극전사들에게 이제 '리틀'이라는 수식어는 없다. 올림픽 무대를 넘어 월드컵 무대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 나설 23명 중 2012년 런던올림픽을 누렸던 올림픽대표팀 멤버는 총 8명. 이중 박주영(아스널) 정성룡(수원)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티드피시티) 등은 익숙한 얼굴이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갔다. 주전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 있다. 관심은 '뉴페이스' 박종우(부산) 윤석영(전남) 황석호(히로시마)에게 쏠리고 있다.
최강희호는 물론 A대표팀 첫 승선이다. 최강희 감독은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과 의견을 주고 받았고 충분히 A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판단됐다"며 발탁이유를 설명했다. 박종우 윤석영 황석호는 런던올림픽을 통해 이름값을 올렸다. 배를 갈아탄 현재, 자신의 진가를 스스로 입증할 차례다.
현실적으로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편이 아니다. 홍명보호의 주전이었지만 A대표팀에서는 막내급 유망주다. 박종우는 하대성(서울) 윤빛가람(성남)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 감독이 4-4-2와 4-2-3-1 중 어떤 전술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박종우 카드의 사용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최 감독은 "왕성한 활동력을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했다"며 박종우의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4-2-3-1 전술을 바탕으로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가동한다면 박종우의 A매치 데뷔전 가능성은 높아진다. 런던올림픽에서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장악한 그의 활약을 최 감독도 눈에 담았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의 분수령이 될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최 감독이 수비 안정을 꾀한다면 박종우 카드가 세상에 공개될 수 있다.
왼쪽 측면 수비수는 최강희호 4기의 격전지 중 하나. 런던올림픽에서 안정된 수비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주목받은 윤석영이 최강희호의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최종예선 1,2차전을 소화한 박주호(바젤)가 한 발 앞서 있는게 사실이지만 확실한 주전이 아닌만큼 해볼만한 싸움이다. '포스트 이영표' 자리를 두고 박주호와 윤석영의 치령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비 안정력과 경험면에서는 박주호가, 공격력에서는 윤석영이 앞선다는 평가다.
반면 황석호의 주전 경쟁은 더 험난할 예정이다. A대표팀에는 곽태휘(울산) 이정수(알 사드) 등 붙박이 중앙 수비수가 있다. 잠비아전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정인환(인천)도 버티고 있다. 황석호는 네 번째 옵션으로 실전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최 감독은 주전 수비수들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어린 수비수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황석호를 23인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배는 갈아탔지만 입지는 다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예선까지 남은 기간은 약 10여일. 리틀 태극전사들이 무늬만 아닌 진짜 태극전사로 거듭날 시간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