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개개인의 능력이 모두 최정상급으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함께 모여 단합된 힘이 뛰어나다.
올시즌도 힘겹게 치르고 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여기엔 '멘붕클럽'이 한몫했다.
3명 이상 '멘붕(멘탈 붕괴)'이 온 선수들이 나올 경우 선수들끼리 식사를 함께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를 만드는 것.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이호준인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만들었다.
"5월쯤에 시작한 것 같다"는 이호준은 "경기후 라커룸에서 선수들 분위기가 좋지 않아 '멘붕인 사람 손들어'라고 했는데 그때 3명 정도가 손을 들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나 풀자고 다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면서 시작됐다"고 했다. 이후 4∼5차례 정도 회식을 가졌다고. 참여하는 멤버들이 조금씩 바뀌지만 항상 투수, 야수할 것없이 10여명이 모여 식사를 한다. 너무 어린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서 제외를 하고 정근우나 박재상 김강민 등 중간급 선수들까지 참여를 한다고.
경기중에 실수를 하거나 좋지 않은 플레이를 했을 때 바로 얘기를 하면 팀 분위기도 나빠지고 선수의 스트레스도 당연히 커지게 되는데 식사자리에서는 서로 격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호준은 "맛있는 것을 먹고 서로 얘기하면서 웃고 떠들다보면 스트레스도 조금 사라지게 되고 야구 얘기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된다"고 '멘붕클럽'의 장점을 설명.
"고참들끼리 회식하는 경우는 있다. 그럴 경우엔 고참들끼리 선수단의 문제점을 얘기하고 나아갈 길을 정해 후배들에게 통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호준은 "그런 것은 어떻게 보면 선배들이 강압적으로 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주축으로 뛰는 선-후배들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선수 개인이 잘되기 위한 것이나 팀이 잘될 수 있는 얘기를 하면 서로 더 친분도 쌓이고 팀을 위해 더 단합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멘붕 온 선수가 1명 정도 밖에 없어 자리를 만드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이젠 '멘붕클럽'이 아니고 맛있는 것을 먹는 맛집탐방이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