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울산은 '관중 불모지'였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공장 근로자가 많은 도시다. 타지 인구도 많은데 이들은 주말에 울산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남서쪽 외곽에 위치한 월드컵경기장과의 접근성도 낮다. 지하철역이 없어 교통편도 부족하다. 평일 경기가 끝나면 버스 막차 시간도 맞추기 어렵다.
하지만 올시즌 울산은 서울과 수원이 부럽지 않다. 1~15라운드까지 평균 4984명이던 관중이 16~30라운드 동안 1만2108명으로 늘었다. 1차(1~15라운드) 때와 비교하면 143%의 폭발적인 관중 증가율이다. 울산이 2차(16~30라운드) '플러스 스타디움상'(가장 높은 관중 증가를 기록한 팀)을 수상했다.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지역 팬심을 잡는 것이 주효했다. 울산은 지난 6월부터 홈 경기날을 '구민 데이'로 지정했다. 평균 1만7000여명이 경기장을 찾는다. 한 번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구민 데이에 매력을 느낀 관중들이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위한 마케팅도 성공적이다. 이근호 곽태휘 김신욱 김영광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비롯한 선수 전원이 '기아체험 24시' 행사 참여와 인근 고등학교 등을 깜짝 방문해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 김승용 고슬기가 '1일 홈경기 진행요원'으로 깜짝 변신하면서 팬들과 자연스런 만남을 가졌다. 선수들의 공격포인트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하는 등 선행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고정적인 하프타임 행사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부터 기획성 초청행사를 줄이고 캐논슛, 낙하산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높은 경품 비용도 관중 동원에 큰 힘이 된다. 매 경기 23개 지역 업체에서 보내주는 600~700만원 수준 경품에 관중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낙하산은 K-리그 유일한 하프타임 행사"라고 말했다.
가족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것도 적중했다. 올해부터 네일아트와 페이스페인팅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장 주변 아파트와의 제휴도 계획 중이다. 선수들의 멘트가 집안 곳곳으로 파고든다. 에스코트 키즈와 축구교실도 연계할 계획이다.
'풀 스타디움상'(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한 팀)은 FC서울에게 돌아갓다. 2차 기간 동안 평균 2만626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올시즌 16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만 관중을 넘어섰다.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는 무려 5만787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K-리그 역대 5위이자 올시즌 최다 관중이다. 2위는 평균 1만6034명의 수원이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은 '그린 스타디움상'(잔디발육 현황, 그라운드 상태, 라인의 선명도, 배수 등을 평가)의 주인공이었다. 9.59점(10점 만점)을 받았다. 수상 대상은 수원 월드컵경기장의 관리를 맡고 있는 수원 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