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임경완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셋업맨으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2위에 큰 도움을 줬던 임경완은 올해 FA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성적은 분명 기대이하다.
29일까지 32경기에 등판해 31⅔이닝을 던져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72경기 65⅔이닝, 4승3패 18홀드, 평균자책점 3.15)보다는 분명 떨어진다. 결국 지난 6월27일엔 2군으로 내려가 8월 19일에야 다시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에도 지난 26일 넥센전서 이성열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고, 29일 롯데전서도 9회에 나와 손아섭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가 홈런을 맞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만수 감독은 "작년에는 우리와 플레이오프할 때 싱커가 참 좋았다. 그런데 올해는 싱커가 작년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임경완이 보는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임경완은 30일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말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작년보다 구속이 더 빨라졌는데 그게 오히려 안좋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했다.
이전까지 임경완은 직구가 130㎞대였고, 싱커가 120㎞대였다. 그런데 올해는 부쩍 늘었다. 직구가 130㎞대 후반을 찍고 있고 싱커도 130㎞대로 올라왔다. 임경완은 "어제(29일 롯데전)는 140㎞를 찍었다. 직구가 138∼139㎞까지는 찍혔는데 140㎞는 처음이었다"면서 "올해는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가 구속이 많이 올라와서 나도 좀 놀라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공은 빨라졌는데 오히려 타자에게 잘 맞고 있다는 점이다.
임경완은 "구속이 빨라지면서 싱커의 떨어지는 각이 줄어든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직구도 빨라진 것이 오히려 타자들이 치기 좋은 속도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느리게 던질 수도 없고 답답하다"는 임경완은 "빨라진 구속에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에 FA로 이적한 투수로 잘던지려다가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작용을 한 것도 원인 중 하나. "주위에서는 첫단추를 잘못꿰면서 시즌이 꼬였다고도 하신다"는 임경완은 "잘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부담이 됐던 것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어서려고 한다. "팀에 보탬이 되고 있지 못한 것이 팬들께 죄송하고 나 스스로 답답하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던져야 하니까 잘 될 것이란 생각으로 더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