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고 싶은 기록이 있는 반면 팬들이 모르고 넘어 갔으면 하는 부끄러운 기록들이 있다. 기록의 스포츠 야구에는 불명예 타이틀도 많다. 중후반부로 치닫고 있는 2012시즌, 누가 부끄러운 기록왕에 근접하고 있을까.
▶오지환, 2관왕 또 굳히나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삼진과 실책 두 부문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삼진은 105개(이하 27일 현재), 실책은 22개를 했다. 삼진은 경기당 거의 1개꼴이다. 실책도 약 5경기 마다 하나씩 한 셈이다.
삼진은 2위 롯데 전준우(89개) 보다 10개 이상 많다. 실책도 2위권(12개) 보다 10개 많다.
오지환은 프로 4년차로 청소년대표를 지낸 발전가능성이 많은 기대주다. 올해 정성훈과 함께 팀내 최다인 12홈런을 칠 정도로 유격수이면서도 펀치력을 갖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인 타격 자세와 노리지 않았던 공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능력이 떨어져 삼진을 많이 당했다.
유격수라 실책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지환의 많은 실책은 그가 유격수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격수로서 좀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타격보다 실책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지환은 2010년에도 이미 삼진왕(137개)과 실책왕(27개)를 동시에 거머쥔 적이 있다.
▶외국인 투수들도 체면 구겼네
3억원 안팎의 고액 연봉을 받는 외국인 투수들도 모든 분야에서 빼어난 건 아니다. 넥센에서 이번 시즌이 처음인 좌완 밴헤켄은 14개로 피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벌써 롯데 3년차인 우완 사도스키는 폭투 1위(14개)를 마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인 삼성 우완 탈보트는 보크 1위(4개)다.
피홈런, 폭투, 보크 모두 투수의 자질을 평가할 중요한 기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 수치가 높을 경우 좋다고 볼 수도 없는 것들이다.
밴헤켄은 9승(4패), 사도스키는 6승(6패), 탈보트는 12승(2패)을 기록 중이다.
밴헤켄은 구속 보다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편인데 제구가 흔들릴 경우 홈런 같은 큰 타구를 많이 맞았다. 사도스키는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는 편이라 폭투 위험성이 큰 편이다. 탈보트는 애매한 발동작과 미국 보다 보크 규정이 까다로운 국내 규정에 익숙지 않아 잦은 보크로 어려움을 겪었다.
▶김병현 최형우도 피해갈 수 없다
메이저리그 출신 넥센 투수 김병현과 2011년 홈런왕(30개) 최형우도 이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타이틀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김병현은 사구 12개로 롯데 고원준(11개) 보다 한개 많은 1위다. 그는 몇 년간의 공백을 딛고 넥센 유니폼을 입고 첫 국내 무대를 밟았다. 김병현은 원래 투구 패턴이 공격적이다. 또 실전감각이 덜 올라온 상황에서 등판하면서 제구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12경기에 등판, 경기당 1개꼴로 공으로 타자를 맞췄다.
최형우는 두산 양의지와 함께 병살타 15개로 공동 선두다. 그는 이번 시즌 초반 최악의 슬럼프를 딛고 7월부터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 또 스윙을 의도적으로 크게 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질 때가 많다. 최형우는 부진에도 불구하고 타점 5위(66개), 홈런 10위(13개)에 올라 았다.
이밖에도 숨기고 싶은 기록들은 더 있다. 최다 도루 실패는 롯데 김주찬(도루 성공 25개)으로 12개다.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준 투수는 한화 유창식으로 66개다. 고의4구는 LG 우규민이 7개로 선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