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대가를 치르고 영입한 투수. 오자마자 수술대에 올라 1년 내내 재활만 한다면? 속 터질 노릇이다. 그런데 더 황당하게도 재활 기간 중 사고까지 쳤다. 음주 운전이다.
뉴욕 양키스가 마이클 피네다(23)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피네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탬파 경찰에 의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현지 시간 새벽 2시35분. 헤드라이트조차 켜지 않은 채 운전하는 차량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멈춰세웠다. 경찰 보고서에는 '창문을 열자 운전자의 입에서 술냄새가 났고, 말을 어눌하게 했다'고 정황이 적혔다. 음주 측정 결과 0.128. 플로리다 주 법정 기준인 0.08을 훌쩍 넘는 수치다.
피네다는 지난 겨울 양키스가 선발진 강화를 위해 시애틀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대형 투수. '미래의 양키스 4번타자'로 꼽힐만큼 아끼고 아꼈던 헤수스 몬테로를 시애틀로 보낸 대가로 영입한 투수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피네다는 시애틀 시절 28경기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WHIP 1.10, 피안타율 0.211에 불과한데다 2m가 넘는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평균 94.7마일(약 153㎞·리그 전체 4위)의 불같은 강속구로 9이닝 당 9.11탈삼진을 기록했다. 상위 선발 로테이션을 차지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준 대형 투수 재목. 양키스도 C.C.사바시아에 이은 2선발을 기대했다. 하지만 도미니칸공화국 출신인 젊은 투수는 타고난 몸에 비해 멘탈이 부족했다.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 속에 자기 관리 능력을 상실했다. 양키스 스프링캠프에 체중이 훌쩍 불어난 채 둔해진 몸으로 나타났다. 시범경기 성적도 초라했다. 최대 장점인 스피드가 뚝 떨어져 있었다. 급기야 어깨에 탈이 난 피네다는 수술을 받고 개막 전 시즌을 접었다. 조용히 재활을 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해도 모자랄 판에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조 지라디 감독은 피네다 사건에 대해 "노 코멘트"라며 입을 다물었다. 지난 겨울 영입한 양키스 최고의 기대주. 양키스 최대의 골칫덩어리(Black sheep)로 전락하기까지는 단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