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채병용이 아픔을 줬던 상대에게 승리를 챙기며 부활의 신호를 당겼다.
채병용은 18일 인천 KIA전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09년 6월 19일 인천 두산전 이후 무려 1156일만에 얻은 승리투수. 직구 구속은 140㎞에 불과했지만 가운데로 가는 공이 거의 없는 좋은 제구력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을 섞으며 KIA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채병용과 KIA를 얘기하면 곧바로 2009년 한국시리즈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명승부로 펼쳐진 한국시리즈에서 채병용은 마지막 투수로 나와 아픈 추억을 가슴에 새겼다. 5-5 동점이던 9회말 나지완은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렸다. 이후 채병용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했고, 지난 4월 제대해 복귀했다.
그날 이후 첫 KIA전을 맞는 기분은 어땠을까. "KIA가 군대가기전 마지막 팀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긴장이 됐었다. 그래서 전력분석도 열심히 하고 구상도 많이 하고 던졌다"는 채병용은 "더욱 집중해서 던졌고 6이닝만 막자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아픈 추억을 남기게 했던 나지완과의 승부는 이날도 아쉬움으로 남을 듯. 세번 만나 모두 안타를 맞았고, 특히 6회엔 솔로홈런까지 내줬다. "세번째 타석에선 2스트라이크 이후에 곧바로 승부를 했는데 욕심이 났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내줘 잡고 싶은 욕심이 강했던 것 같다. 나지완 선수가 잘쳤다. 역시 좋은 타자다"라고 했다.
팀의 8월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마리오의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인해 긴급 호출된 채병용은 3경기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이날 KIA전서 달콤한 승리를 따냈다.
"1승을 올렸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불펜을 믿었기에 초조하지는 않았다"는 채병용은 가족에게 복귀 후 첫 승을 바쳤다. "오늘 가족이 응원하러 왔는데 고생한 아내에게 오늘 1승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병용이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단한 인내와 노력의 결과다"라며 채병용을 칭찬하며 축하를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