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에게 뇌구조를 그려달라고 했다. 펜을 든 그녀는 거침없이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음, 뭐가 있지?"라며 고민하면서도 요즘 자신의 관심사들로 빈칸을 잘 채워넣었다. 15일 개봉한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에 출연하는 그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선보인 적이 없었던 장르의 작품이에요.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꿰맨 것 같은 소중한 장면들이 영화를 메꾸고 있어요. 관객들이 많이 사랑해주실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요리에 빠진 그녀
신세경의 뇌구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건 '요리'였다. 요즘 요리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오래 되진 않았는데 요리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라서 잡념을 잊는데 도움이 돼요. 결과물이 있으니 보람도 있고요. 사실 제가 좀 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물어봤다. 그녀는 "다른 요리도 하지만 전 빵이나 쿠키 굽는 걸 좋아해요. 엄청 잘하는 정도는 아니고요, 실력 향상이 빠른 정도?"라며 웃었다.
신세경의 뇌구조엔 '쉴 때 뭐하지?', '컨디션 유지하기', '숙면', '건강' 등 휴식이나 몸상태와 관련된 것들이 유독 많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작품을 연달아 하느라 너무 오랫동안 못 쉬어서"라고 했다. 신세경은 '지붕 뚫고 하이킥', '뿌리깊은 나무', '패션왕' 등을 통해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왔다. 그녀의 건강 유지법은 헛개 음료 마시기. 곁에 놓인 헛개 음료를 한 모금 들이킨 신세경은 "신체가 지치니까 여러가지로 악역향을 미치더라고요. 최대한으로 내 에너지를 갖고 일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전 불같은 여자예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서울 상공에서 비공식작전을 수행하는 21전투비행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세경이 맡은 역은 전투기 정비사 캐릭터. 이 영화의 촬영은 군부대 안에서 진행됐다.
'여신' 신세경이 떴으니 군부대 안이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그녀는 "많이 호응해주시고 사랑을 보내주셨는데 영화 촬영은 어느 정도 통제가 된 상태에서 진행돼서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신세경은 실제 복무 중인 여군들을 만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실제 여자 군인분들은 우리가 갖고 있었던 선입견과 다르게 굉장히 여성스러우셨어요. 화장도 곱게 하시고요."
선입견 얘기가 나와서 물어봤다. 대중들 사이엔 신세경이 차갑고 도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 말을 듣자 신세경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죠"라고 했다.
"전 불같은 여자예요. 전 냉정하기 보다는 너무 뜨겁죠. 차가운 사람은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지만, 저는 굉장히 감정적이고요. 좀 걸걸한 것 같기도 하고 푼수 같기도 하고 말도 많고요. 근데 낯가림은 있어요."
그녀는 연예인으로서 피해갈 수 없는 대중들의 선입견이나 오해, 편견 등에 대해 의연했다. "이제 해탈했어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지구인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웃음)"
▶신세경이 말하는 '국민 남편' 유준상과 '월드스타' 비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에서 유준상, 정지훈(비)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유준상은 최근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국민 남편'으로 떠올랐다.
"굉장히 가정적이신 것 같아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지내시는 것 같고요. 일하는 현장에선 모든 상황에 열정적이시고 진지하신데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세요. 현장에서 엔돌핀 같은 존재였죠."
'월드스타' 정지훈에 대해선 "겉으로 보여지는 남성적인 면보다는 애교가 많고 귀엽고 장난꾸러기 같은 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분이에요"라고 했다.
신세경은 지난 1998년 가수 서태지의 'Take 5' 포스터 모델로 데뷔했다. 데뷔 연수로만 따지면 10년이 훌쩍 넘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스무 살이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근데 하면 할수록 제 단점이 더 눈에 보여요. 제가 화면에 나오면 조마조마하면서 보거든요. 아직 개인적으로 많이 발전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빼어난 미모에 대해선 자신이 있지 않을까? "외모요? 그저 그렇죠.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빡세게' 꾸며주시면 괜찮을 때도 있지만 집에선 남들과 똑같은 스물 세 살 짜리 딸이에요.(웃음)"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