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올리겠다."
SK전을 앞둔 17일 인천 문학구장. KIA 선동열 감독이 이날 엔트리에서 빠진 한기주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KIA 뒷문을 책임져야 할 거물급 주축 투수. 올시즌은 고난의 연속이다.
손가락 염증에서 회복해 지난 8일 복귀했지만 구위는 기대 이하였다. 일주일 간 단 2경기(3⅓이닝, 평균자책점 8.10)를 던지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전날인 16일 잠실 LG전에서 2이닝 동안 홈런 포함 4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무너지자 선 감독은 지체 없이 2군행을 결정했다.
사실 한기주는 완벽한 구위로 1군에 합류한 것이 아니었다. 2군 실전 피칭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km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아픈데가 없으니만큼 1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라는 의미로 합류시켰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한기주는 결국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선 감독은 "오른 손에 힘이 안 들어간다고 한다. 지금 상태로는 1군에 있으면 본인도, 팀도 힘들다. 올시즌이든 내년 시즌이든 이번에는 완전히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스트볼 구위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긴 셈이다.
한기주 대신 대졸 신인 박지훈이 1군에 합류했다. 구위 저하로 지난 1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16일만의 복귀. 선 감독은 "2군에서 괜찮다고 들었다. 1~2경기 편한 상황에서 던지게 한 뒤 보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은 전반기 불펜 에이스로 맹활약했으나 체력 저하 속에 엔트리에서 빠진 바 있다. 36경기 2승3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40.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