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홍명보호는 신화를 창출했다.
사상 첫 동메달에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주역들의 위상도 달라졌다. 10년 전 선수로 사상 첫 월드컵 4강, 2012년 감독으로 첫 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신화의 주인공' 홍명보 감독(43)의 거취도 관심이다.
그는 올림픽대표팀과 아름답게 이별했다. 자연인이다. 휴식에 들어간 홍 감독은 국내 환영 일정이 마무리되면 미국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계획은 차근차근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럼 홍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될까. 3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첫 손에 꼽힌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내년 6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후 본선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지휘봉을 놓기로 했다. 홍 감독은 최 감독이 월드컵 본선도 계속해서 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 감독이 워낙 완강하다. 그는 2월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 후 "쿠웨이트전을 마치고 나니 최종예선까지만 감독을 맡겠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며 웃었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은 외국인 감독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월드컵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하기는 쉽지 않다. 홍 감독이 가장 유력한 현실적인 대안이다.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셀틱)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지동원(선덜랜드) 정성룡(수원) 등 올림픽대표팀의 대부분이 A대표팀에서도 주축이다. 브라질월드컵도 이들이 주역이다. 홍 감독은 누구보다 이들을 잘 알고 있다. 시행착오 없이 월드컵대표팀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적임자다.
두 번째의 길은 K-리그다. 구애가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이미 수원 삼성의 러브콜을 두 차례나 거절했다. 어린 태극전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후 런던올림픽을 기약했다. 해피엔딩으로 올림픽이 마무리가 됐다. 대표팀과 달리 프로구단은 호흡이 길다. 1년 내내 감독과 선수가 동고동락해야 한다. 2005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홍 감독은 줄곧 대표팀과 함께 했다. 프로행도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J-리그에서도 여러차례 감독직 제의를 받은 바 있다.
마지막 갈래는 축구 행정가로의 복귀다. 그는 2004년 미국(LA갤럭시)에서 은퇴했다. 이후 줄곧 행정가 수업을 받다 딕 아드보카트 독일월드컵대표팀 감독의 끈질긴 구애에 노선을 변경했다. 감독으로서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8강,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한국 축구에는 축구인 출신 중 존경받는 행정가가 없다. 여와 야로 찢겨져 있다. 홍 감독이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한 목소리를 내게 할 수 있다. 행정가로 복귀해도 무난해 보인다.
홍 감독의 주가는 런던올림픽을 통해 또 폭등했다. 그의 선택만 남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