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인해 시간변경과 결방이 이어지던 주말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들이 지난 일요일부터 거의 대부분 정상방송을 하면서 일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MBC나는 가수다도 정규방송 시간에 시청자를 찾아오면서 이번주 새로운 가수로 90년대를 주름잡던 변진섭과 나는 가수다 최연소 출연 가수인 윤하를 합류시켜 B조 경연을 진행하였다. 그 중에서 특히 이날 관심을 모았던 가수는 바로 변진섭이었다. 어느덧 가요계 데뷔 25년을 맞이하며 중년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그의 출연 소식이 인터넷으로 전해지자 수많은 네티즌이 반가움과 함께 기대감을 표시해왔는데 그런 기대감에 그는 변치 않는 그의 목소리로 무대에서 노래로 화답해주면서 첫 출연 첫 우승이라는 장면을 연출해 내었다.
변진섭은 무대에서 영화 라디오스타의 OST곡인 비와 당신을 선곡하면서 효과 없이 순수하게 음악으로 시작하고 싶었고 사랑했던 옛 애인을 생각하면서, 그게 저라는 생각으로 들어 달라는 말을 통해 이날 무대의 선곡 배경과 편곡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통기타를 어깨에 메고 무대에 올라 기타로 전주를 연주하면서 음악을 시작하더니 변하지 않은 그의 잔잔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여 이날 무대를 찾은 청중판정단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하였다. 특히 노래가 진행될수록 그가 부르는 노래의 절절함이 더욱 진해지면서 애절함까지 이어졌고 특히 고음에서 저음을 오가며 길게 이어지는 호흡부분에서 객석은 감동의 장면으로 가득차기 시작하였다. 이런 무대를 마치고 내려가는 변진섭에게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변진섭은 나를 반겨준 청중 평가단에 고맙고, 전율을 느꼈다며 무대 후 소감을 표현하였다. 변진섭이란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88년 홀로 된다는 것이 히트를 기록한 이후 다음해에 발표한 너에게로 또 다시와 희망사항이 담긴 2집 앨범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가수왕에 올라 그를 대중문화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다.
그런 변진섭이 '나는 가수다'에 출연을 하여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 서서 변치 않은 자근자근한 그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기를 함께 보낸 7080 세대에게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지난 시절의 향수를 전해주는 시간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만들어 내었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 부른 비와당신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인기가수였다가 인기가 하락하고 대중으로부터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라디오 DJ를 맡아 새로운 인생의 부활을 꿈꾸는 영화 주인공의 인생이 자신의 삶과 연관되어 있어서라고 밝혔는데, 그의 무대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뿐 만 아니라 변진섭이란 가수를 통해 당시의 추억을 공유하는 30~40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그와 비슷한 삶의 인생 역정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시간을 만들어 내었다. 데뷔 25주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모습과 도약을 위해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다는 변진섭이 변치 않는 목소리로 시청자를 찾아와 세월의 흔적으로 외양적 모습은 변했지만 그때의 목소리는 여전해 노래를 듣는 즐거움과 함께 시청자의 마음에 향수라는 조용한 파장을 남겨 주었다.
<여민 객원기자, 세상사는 우리들의 이야기(http://blog.daum.net/hanalse73)>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