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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엇박자 행보의 사슬을 끊고 있는 정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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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전반기는 완벽히 엇박자였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위기에 강했고, 상승세에 약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엇박자가 정리될 기미가 보인다. 많은 사연들이 숨어있다.

▶불안한 전력, 탄탄해진 팀워크

이대호와 장원준이 각각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로, 장원준은 경찰청에 입대했다. 투타의 핵심이 빠졌다.

공백을 메우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수비에 주력했고, 응집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력은 불안했지만, 팀워크는 탄탄해졌다. 롯데의 4월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그랬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10승1무5패, 두산과 함께 1위를 달렸다. 중간계투진의 성장과 지난 시즌에 비해 좋아진 수비력이 원동력이었다.

해볼 만했다. 롯데의 전력은 의외로 탄탄했다. 하지만 5월6일부터 열린 10경기에서 1승1무8패. 타격이 침묵했다. 그 와중에 톱타자 김주찬이 부상을 당했다.

5월18일 부산 KIA전은 비상이 걸렸다. 홍성흔과 강민호의 부진. 홍성흔은 4번 타자 자리를 전준우에게 내줬다. 1번은 마땅한 선수가 없어 황재균이 맡았다. 허리 부상의 여파로 강민호도 주전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3연승을 거뒀다. 예상치 못했던 이용훈이 호투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6월 말에는 상승세를 탔다. 7연승. 결국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모든 전문가들은 전반기 1위 삼성과 함께 롯데를 '2강'으로 꼽았다.

그러나 후반기 1승4패로 시작했다. 송승준과 사도스키가 부진했다. 전반적으로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탄탄하던 중간계투진도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휴식을 줘야했던 최대성을 기용하기도 했다. 무리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팀이 급박했다.

그런데 롯데는 다시 4연승이다. LG에게 위닝시리즈(2승1패)를 거둔 뒤 주말 3연전에서 KIA에 2연승을 했다.

▶엇박자 흐름을 끊고 있는 여왕벌

올 시즌 롯데에게 가장 믿을 만한 요소는 중간계투진이었다. 강속구 투수 최대성과 김성배가 잘해주고 있다. 김성배는 평균 자책점 2.95, 2승3패13홀드1세이브. 최대성은 평균 자책점 3.35, 5승4패12홀드1세이브. 시즌 전 예상하기 힘들었던 호투. 마무리 김사율(1승2패25세이브)도 괜찮다. 롯데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선발진과 타력은 기복이 심하다. 롯데가 일으켰던 반전의 4월은 폭발적인 타선과 중간계투진의 힘 때문이었다. 반면 5월에는 타격 사이클이 바닥이었다.

6월 선발진이 살아나면서 7연승을 거뒀지만, 7월에는 다시 선발진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히면서 예측할 수 없는 롯데의 엇박자가 일어났다.

그런데 롯데의 최근 4연승은 이런 엇박자를 깨뜨릴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정대현의 복귀가 갖는 시너지 효과때문이다.

그동안 롯데의 중간계투진은 3이닝 정도는 확실히 책임졌다. 그러나 선발진이 일찍 무너질 경우에는 대안이 없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항상 "선발이 6이닝동안 5실점 정도 허용하는 것은 참는다"고 말한 이유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309일의 공백에도 여전한 위력을 가지고 복귀한 정대현 때문이다. 그가 가세하면서 롯데는 확실한 중간계투진의 중심을 얻게 됐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중간투수들이 더욱 풍부해졌다.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조기에 승부를 걸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12일 KIA전이 대표적인 경우.

선발 사도스키가 4이닝 2실점을 했다. 투구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예전같으면 참고 더 끌고 갔을 상황. 하지만 5회 곧바로 최대성을 투입한 뒤 6명의 투수를 총동원했다. 6회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도 결정적인 위기상황을 넘기며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즉 정대현의 등장으로 그동안 롯데 엇박자의 요소 중 하나였던 선발진의 기복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제 롯데의 엇박자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기에 강하고, 상승세에도 강한 롯데가 될 공산이 크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를 좌지우지할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