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23·부산)의 '독도 세리머니'가 런던올림픽 막판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종우는 11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혀 있는 종이 피켓을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 후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 행위라고 규정, 대한체육회(KOC)에 진상 보고를 요청했다. KOC는 "의도적이지 않은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IOC는 확답을 미룬 채 조사를 진행중이다. 박종우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메달을 받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12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도 박종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IOC헌장 50조에는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금한다. 이를 위반하면 메달 박탈 내지는 자격 취소 등의 징계를 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2012년 판 법규에도 '국가나 개인, 특정인들의 집단을 인종이나 성, 언어, 종교, 정치 등 어떤 종류의 이유에서든 차별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하거나 추방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한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퍼포먼스인 까닭에 정치적인 선전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박종우는 메달을 박탈 당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종우 군대'가 검색 순위에 등장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 사이에 동메달이 박탈되면 박종우가 동료들과는 달리 홀로 군대를 가야 하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동메달이 박탈되면 자연히 군면제 혜택도 못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자는 별개다. 메달 수여 여부는 IOC의 소관 사항이고, 군면제 혜택은 순수히 국내법에 의한 조치다. 따라서 '메달 박탈=군면제 혜택 박탈'은 현실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모두 맞지 않는다.
박종우의 행동이 다소 경솔했던 부분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도된 행동이 아닌 올림픽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딴 기쁨을 만끽하는 과정에서 나온 우발적인 행동이었다. 한국이 동메달을 따는데 있어 박종우의 역할은 컸다. 브라질전을 제외하고 전 경기 풀타임으로 뛰면서 전후방을 조율했다.
IOC의 제재 여부를 떠나 박종우의 군 면제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혜택이다. 군면제 혜택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데 기여한 선수의 공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고, 한국 축구가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변치 않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군문제와 무관하게, 지금부터는 이번 사태로 야기될 수도 있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축구협회 김주성 사무총장은 대표팀 환영식이 끝난 뒤 "박종우도 선수들과 함께 입국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박종우는 참석하지 않는다. 아직 IOC가 조사 중이기에 민감한 부분이 있다. 해단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우리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접촉 중이고 대한체육회도 IOC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