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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박용성 체육회장"네티즌들 유도심판에 죽이겠다 폭탄메일"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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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먹을 욕의 10배를 사흘동안 다 먹었다."

11일(한국시각) 코리아하우스 '한국선수단의 밤'에서 만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취재진에게 격정을 토로했다.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동안 참고 있은 것은 눈이 쏟아지는데 눈 쓸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의 일방적인 여론몰이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런던올림픽 초반 조준호(유도), 신아람(펜싱)의 오심 사건에 휘말리며 네티즌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세계유도연맹회장 출신의 박 회장은 "조준호의 경우 오심 사건이 아닌 오심 정정 사건"이라는 뚜렷한 입장을 취하며 심판 판정에 승복했다. 신아람의 '멈춰버린 1초' 사건의 경우 오심에 항의해 3-4위전 출전을 거부하는 펜싱협회와 선수에게 출전을 직접 종용했다.

지나치리만큼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박 회장의 말은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이후 박 회장을 겨냥한 악플이 쏟아졌다. "나는 악플을 보지 않는데 열세살 먹은 손녀딸이 문자를 보냈더라.'그래도 저는 할아버지 믿는다'고."

박 회장은 스페인인 유도 심판위원장이 한국 네티즌들의 '블랙메일'에 시달린 웃지 못할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인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I'll kill you)'는 내용이 담긴 메일 수천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심판위원장은 "앞으로 한국선수들 심판을 볼 때는 생명보험을 추가로 들어야겠다"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했다. 대한민국 스포츠 수장으로서 네티즌들의 폭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나도 유도연맹 회장이던 시드니올림픽 때 일본인들에게 메일을 2000통 받아본 적이 있다. 하나같이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이지, 죽이겠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스포츠로는 세계 5위인 우리나라가 이게 할 짓이냐, 진짜 선진국이 되려면 도의적으로, 과학적으로 따져서 이렇게 잘못됐다 설명해야지. 인터넷 문화는 아직 멀었다"며 개탄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관련 오심사건 나면 코리안들 또 저런다 그럴 것 아니냐, 그게 진정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아람 사건 처리과정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뻣대면 이긴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라는 직설화법으로 답했다. "내가 3-4위전에 나가라고 한 건 사실이다. 블랙카드를 받을 경우 단체전도 나갈 수 없다. (펜싱협회측은) 잘못된 룰을 알고 뻣대면 이긴다고 생각했다. 3-4위전을 나가지 않을 경우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갈 수 있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CAS는 분쟁해결기관이지 경기를 컨트롤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진실만 말한다.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진실이 세상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표했다. 귀국 후 토론을 원할 경우 1대1로 나설 뜻도 밝혔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