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의 새로운 '희망아이콘' 한순철(28·서울시청)이 2012 런던올림픽 남자복싱에서 결승에 올라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순철은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준결승에서 리투아니아의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를 맞이해 18대13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순철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승배 현 대표팀 감독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만약 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의 김광선과 박시헌 이후 명맥이 끊겼던 '올림픽 복싱 금메달'의 꿈도 이룰 수 있게 됐다. 한순철은 12일 오후 10시에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와 금메달을 다툰다.
시종일관 한순철이 우위를 점한 경기였다. 신장 1m78의 한순철은 자신보다 14㎝가 작은 페트라우스카스를 상대로 신장의 우위를 최대한 활용했다. 긴 팔을 이용한 잽으로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특유의 아웃복싱 스타일로 링을 넓게 활용했다. 결국 1라운드는 5-4로 한순철이 앞선 채 끝났다.
2라운드에서도 한순철의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1라운드에 열세를 보인 페트라우스카스는 끊임없이 한순철의 리치 안으로 파고드는 인파이트 복싱을 구사하며 저돌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한순철 역시 이런 작전을 예상한 듯 링을 맴돌며 정확한 스트레이트로 맞선 끝에 오히려 점수차를 11-9로 벌렸다. 3라운드 역시 페트라우스카스의 저돌적인 대시가 이어졌으나 한순철은 적절한 클린치(껴안기)를 사용하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고, 오히려 역습까지 성공해 추격을 막아낸 끝에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