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상 대표팀의 만테오 미첼이 부러진 다리를 이끌고 완주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10일(한국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 출전한 미첼이 종아리뼈가 레이스 도중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완주해 미국을 당당히 결선에 진출시켰다.
미국의 첫 주자로 나선 미첼은 바통터치를 200m 정도를 남겨두고 '뚝'하는 소리를 들었다. 다리가 절반으로 접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뛰었다.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겼다. 동료들이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미첼의 부상 투혼에 힘입어 미국은 바하마와 함께 2분58초87을 기록, 올림픽 예선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의사를 찾은 미첼은 예상대로 왼쪽 종아리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복합 골절은 아니라 뼈가 붙는데 4~6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미첼은 "뼈가 부러지는 느낌도 왔고,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선 누구나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육상은 혼자 하는 경기지만, 나만 바라보는 다른 3명의 선수와 관중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며칠 전 계단에서 미끄러진 것이 화근이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훈련 때도 별문제가 없었다.
곧바로 미첼은 깁스를 했다. 남은 올림픽 기간 동료들의 선전을 관중석에서 바라보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메달을 획득하면 예선에서 뛴 미첼도 시상대에 서게 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