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부진으로 후반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이 모처럼 웃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8일 SK전서 최형우와 박한이 이승엽의 홈런포로 8대5의 승리를 거뒀지만 9일 류 감독의 얼굴은 여전히 편하지 않았다.
"어제 오랜만에 타선이 터져서 한시름 놓으셨겠다"라고 취재진이 말하자 "내 속도 모르고 말한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득점권 타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 류 감독의 웃음을 사라지게한 장본인. 8일 현재 삼성의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8푼8리로 두산(0.297)에 이어 2위다. 그러나 8월만 보면 겨우 1할6푼7리로 8개구단 중 꼴찌다.
류 감독은 "우리의 득점루트는 무사 1루나 1사 1루서 우전안타가 나오면서 주자가 1,3루가 되고 이어 안타나 희생플라이 등이 나오면서 점수를 뽑는 팀배팅인데 요즘 그러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두산과 롯데전서 무사 1,3루, 1사1,3루, 1사 만루의 찬스에서 1점도 뽑지 못했다"고 했다.
전날 경기 역시 12개의 안타로 8점을 뽑았지만 반갑지 않았다. 홈런 3개로 뽑은 점수가 무려 6점이나 됐기 때문.
"우리가 초반에 6-2로 앞섰지만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고 SK에 점수를 뺏겨 6-5로 간신히 이기고 있었다"는 류 감독은 "추가점이 4∼5회쯤에 추가점이 나왔다면 상대도 필승조가 아닌 불펜 요원을 등판시켜 우리가 편하게 경기를 했을텐데 그러지 못하니 어려웠다"고 했다.
8회를 특히 안타까워했다. 박석민의 2루타와 볼넷 2개로 만든 1사 만루서 조동찬이 삼진, 김상수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점수 획득에 실패한 것. "8회초 1사 만루에서 점수를 못내서 사실 흐름상으론 위험했다"면서 "다행히 권오준과 권 혁이 8회말을 잘 넘겼고, 이승엽의 홈런이 나오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홈런이 나와주면야 좋다. 그것만큼 확실하고 쉬운 득점이 어딨겠나"라면서도 "이승엽 박석민 최형우가 매일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오히려 홈런포에 의존하는 공격을 경계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