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단 한 차례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했던 롯데 자이언츠가 마침내 지난 주말 첫 위닝시리즈를 기록하였다. 상대팀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은 위닝시리즈였다. 특히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8월 5일 일요일 경기에서 자이언츠는 7회말에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송승준이 모처럼 승리를 따내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
송승준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명우가 2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단 한개도 잡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지만, 구원 등판한 김성배가 눈부신 역투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지키는 야구'의 원조인 라이온즈를 상대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었다.
올 시즌 자이언츠는 주포 이대호가 빠져 나가면서 벌떼 타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장타력의 공백은 현저히 느껴지고 있다. 1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강민호 만이 장타 본능을 과시하고 있을 뿐, 시즌 15개 이상의 홈런은 충분히 쳐낼 수 있는 홍성흔, 전준우, 손아섭 등이 좀처럼 담장 밖으로 공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장타력이 줄어들면서 팀 득점력도 빈곤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양승호 감독은 불펜의 힘에 남은 후반기 레이스를 걸겠다고 선언하였다. 시즌 초반 60억원을 들여 영입한 FA 듀오 정대현과 이승호가 전력에 가담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자이언츠는 김성배, 이명우, 최대성, 강영식, 김사율 등이 불펜을 확실하게 지켜주면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7월 들어 김성배, 이명우 등이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8월에 접어들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양승호 감독이 과감하게 불펜의 지키는 야구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한 든든한 뒷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불펜의 핵심역할을 하게 될 정대현이 마침내 엔트리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이번 주 LG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부터 정대현은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대현이 이전의 기량을 그대로 선보인다면 자이언츠 불펜은 한층 견고해질 것임은 분명하다.
정대현은 재활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상황인 만큼 1이닝 이상은 던지지 않을 전망이다. 마무리 김사율 바로 앞에서 필승 계투 역할을 맡거나 때로는 마무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정대현의 활약 여부는 후반기 자이언츠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변수이다. 정대현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자이언츠는 선발투수가 5이닝만 책임져도 수월하게 승수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마무리 김사율 앞에 최대성-강영식-김성배-이명우-정대현 등이 대기하고, 이승호가 롱릴리프 역할을 맡게 되면, 자이언츠의 불펜은 리그 최강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이번 주 자이언츠의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정대현이다. 그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이번 주 자이언츠가 추구하려는 지키는 야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양형진 객원기자, 나루세의 不老句(http://blog.naver.com/yhjmania)>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