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홍명보호 부동의 오른쪽 윙백이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본선에 들어서는 '와일드카드' 김창수(27·부산)에 밀려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사상 첫 올림픽 4강의 중요한 무대, 오재석(23·강원)이 다시 오른쪽 측면을 지킨다.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하나는 오재석이다. 그는 부상한 김창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오재석의 매치업 상대는 펠레에 의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보다 낫다'는 평을 들은 네이마르다. 브라질 공격은 네이마르로부터 출발한다. 네이마르(산투스)는 현란한 발재간으로 측면을 허문 뒤 중앙으로 이동해 기회를 만든다. 때에 따라서는 헐리우드 액션으로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낸다.
냉정한 수비가 필요하다. 절대 혼자서 볼을 뺏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침착하게 공간을 지키고 동료들과 함께 협력수비를 펼쳐야 한다. 오재석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는 "네이마르는 개인기가 뛰어나 혼자막기 어렵다. 코치님들도 조직적으로 방어를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래도 1차 저지선은 오재석의 몫이다.
공격시에도 과감히 올라가야 한다. 좌우 윙백은 홍명보호의 주요 공격루트다. 김창수는 조별리그에서 빼어난 오버래핑 능력으로 오른쪽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김창수에 비해 1대1 능력에서 떨어지지만 오재석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도 경쟁력을 지닌다. 상대 윙백들이 공격적인만큼 그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
기회를 잡은 오재석이 한국의 사상 첫 결승행을 이끌 수 있을 것인지. "(김)창수형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겠다"는 그의 목표는 그가 지키는 오른쪽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