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올림픽' 중계로 인해 각 방송사 예능과 드라마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 역시 채널을 두개 가지고 있는 KBS다. 하지만 올림픽 중계로 인해 결방을 밥먹듯 하면서 피해가 큰 프로그램도 생겼다. 특히 사격 펜싱 등 예상치 못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쏟아지며 갑작스런 결방도 많아져 제작진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KBS는 1TV와 2TV를 가지고 있는 덕분에 중요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2TV에서 정규 편성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메달이 걸린 매치가 아니고서는 예능과 드라마의 시청률 확보가 용이하다. KBS2 수목극 '각시탈'은 지난 달 26일에는 결방했지만 1일 방송은 무려 1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평균 15%대에 머물던 시청률이 20% 문턱까지 올라간 것. 반대로 경쟁작 SBS '유령'은 종영을 단 2회만 남겨둔 상태에서 결방됐다.
예능에서는 고전중이던 '해피선데이'가 14.6%로 재상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동시간대 경쟁을 하던 SBS '일요일이 좋다'가 결방했기 때문이다. '런닝맨'과 '정글의 법칙'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없어진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은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상승세를 잡아냈다.
MBC도 수혜주는 있다. 주말극 '닥터진'은 올림픽에도 아랑곳없이 정상방송을 했다. 결방한 동시간대 경쟁작 SBS '신사의 품격'과 다른 행보다. 덕분에 '닥터진'은 지난 달 28일 방송에서 13.7%를 기록했다. 이는 '닥터진'이 지난 6월 10일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13.8%에 단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같은 시청률은 '신사의 품격' 결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4일에는 결방했다. 또 월화극 '골든타임'은 지난 31일 방송해 경쟁작들이 없는 사이 자체 최고 시청률 14.2%을 기록하며 단맛을 봤다.
또 한주 방송이 아쉬운 KBS2 '톱밴드2'는 지난 달 28일부터 3주간 결방하고 지난 4일에는 KBS2 '청춘불패2''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이야기쇼 두드림',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놀라운대회 스타킹', MBC '우리 결혼했어요3' 등 예능들이 무더기 결방했다.
상황이 이러니 방송사에서도 올림픽만을 위해 정규 방송을 모두 결방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지난 4일에는 MBC '무한도전'이 지연 방송됐고 '세바퀴'는 지난 달 28일에는 결방했지만 4일에는 정상적으로 방송됐다. 하지만 시청률은 8.7%로 하락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또 SBS '일요일이 좋다'도 5일 평소보다 약 20분 앞서 전파를 타 '해피선데이'와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신사의 품격'은 예정대로 결방이 이어져 시청자들을 아쉽게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만큼 모든 시청자들이 올림픽에 '올인'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올림픽 중계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때문에 관심이 집중된 경기가 아닌 이상 정규방송을 편성해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다. 방송사들도 편성의 묘미를 발휘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