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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드림팀 vs 런던 드림팀, 누가 더 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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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직전 2012 드림팀 최고참 코비 브라이언트는 "우리는 원조 드림팀(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이길 수 있는 최상의 멤버"라고 했다.

그러자 곧바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드림팀 멤버던 찰스 바클리는 "그 얘기를 들은 뒤 웃음밖에 안 나왔다"고 했고,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그들은 우리에게 배울 점이 있지만, 우리는 없다"고 했다. 또 스카티 피펜은 "20점 이상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정답을 찾는 건 '미션 임파서블'이다. 미국 스포츠전문사이트 ESPN은 1970년대 NBA 전설적인 명장이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잭 램지에게 '원조드림팀과 런던 드림팀이 경기를 하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을 던졌다. 램지의 첫 마디는 '시간의 차이때문에 팀에 대한 비교는 너무나 어려운 작업'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 우문에 현답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궁금해한다. 원조 드림팀과 런던 드림팀의 전력비교를.

▶논쟁의 시발점

코비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당시 드림팀 멤버들은 나이를 많이 먹었다. 하지만 우리는 최전성기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원조 드림팀의 평균 나이는 29.3세. 래리 버드(36세)와 매직 존슨(33세)은 이미 전성기가 지나 있었다. 반면 런던 드림팀의 평균 나이는 25.8세. 가장 나이 많은 선수는 코비(33세)다. 전성기가 약간 지난 코비가 이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지만, 어쨌든 코비의 주장은 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조던은 여기에 대해 반박한다.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당시 나와 바클리, 그리고 유잉이 29세였다. 선수로서 최전성기다. 피펜은 27세였다. 대부분이 20대였다"고 했다. 그는 "코비가 '우리(원조드림팀)가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했지만, 우리는 매우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실 두 선수 모두의 말은 맞다. 동시에 완벽하진 않다. 스피드는 확실히 런던 드림팀이 앞선다. 젊기 때문에 체력적인 우위도 있다. 하지만 원조 드림팀의 테크닉은 역대 최상급이다. 이런 논쟁점에 대한 정확한 비교가 없다. 감정까지 섞여있는 듯한 위의 멘트만 놓고 보면 단지 두 선수의 주관적인 주장일 뿐이다. 때문에 정확한 판단근거가 되지 않는다.

▶비교 변수들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ESPN이나 CNNSI와 같은 권위있는 미국의 스포츠전문사이트는 두 팀의 직접적인 비교를 하지 않고 있다. 단지 버드, 바클리, 피펜 등 드림팀 멤버들이나 현역 선수들의 말을 인용하는데 그친다. 추상적이면서도 판단근거로서는 부족하다.

지난 4일(한국시각) 흑인 운동선수들의 얘기를 주로 다루는 미국의 스포츠전문사이트 BASN(blackathletics sports network)의 스포츠 라이터 트레비스 싱글턴은 의미있는 비교를 했다. 각 팀 12인의 로스터를 포지션별로 1대1 매치를 시켜 우열을 갈랐다. 예를 들면 조던과 코비의 맞대결은 조던이 우세하고, 르브론 제임스와 래리 버드의 대결은 제임스가 우세하다는 식이었다.

주요 선수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카멜로 앤서니와 칼 말론의 비교에서는 득점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도 강점이 있는 말론의 우세를, 러셀 웨스트브룩과 클라이드 드렉슬러의 맞대결에서는 수비능력에서 앞서 있는 웨스트브룩의 손을 들어줬다. 이 글에서 원조드림팀이 우세한 포지션이 7개, 런던 드림팀은 5개였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근거와 함께 1대1 포지션 비교라는 판타지적인 무리한 가정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나눠도 포지션별 비교는 확실히 원조 드림팀이 우세한 게 사실이었다.

▶두 팀을 가르는 두 가지 변수

사실 원조 드림팀의 진정한 경기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 당시 드림팀과 상대국과는 너무나 많은 전력의 차이가 있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리기 6일 전 전지훈련의 명목으로 드림팀은 몬테 카를로에서 카지노와 누드촌을 즐겼다. 통금시간없는 자유분방한 휴식을 즐겼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팀을 30점 이상 대파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NBA의 세계화 정책에 따라 외국선수들에게 문호가 대거 개방됐다. 자연스럽게 스페인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등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성장했다. 드림팀과의 전력 차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따라서 올림픽의 경기내용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ESPN과 인터뷰한 잭 램지는 마이클 조던에 대해 강조했다. "(두 팀이 붙는다고 가정할 경우) 조던을 막을 선수가 런던 드림팀에 없다. 코비나 르브론도 마찬가지다. 조던을 막기 위해서는 더블팀을 하거나 지역방어를 서야 한다"고 했다. 조던으로 대표되는 에이스의 파급력은 르브론과 케빈 듀란트의 런던 드림팀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이다. 물론 그는 "코치 K(마이크 슈세프스키 대표팀 감독)가 디펜스와 프레싱을 위주로 강한 수비 조직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슷한 전력의 팀 대결에서 에이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두 팀의 논쟁에 대해 가장 객관적인 평가를 해 온 데이비드 로빈슨은 "확실히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는 대단한 선수다. 제임스는 괴물 수준이고, 듀란트는 역대 최고의 득점머신 중 하나다. 하지만 입증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골밑이다.

잭 램지는 "패트릭 유잉과 데이비드 로빈슨의 중거리슛을 막기 쉽지 않다. 칼 말론과 찰스 바클리가 가세하는 골밑은 난공불락"이라고 했다. 앞서 램지가 "두 팀의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말의 뉘앙스는 확실히 원조 드림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또 대부분의 현지 전문가들은 원조 드림팀과 런던 드림팀의 확실한 차이를 센터진에 두고 있다. '유잉과 로빈슨의 공격력을 막기에는 (런던 드림팀의) 타이슨 챈들러와 케빈 러브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

종합해 보면 런던 드림팀의 비교우위는 르브론과 듀란트다. 하지만 그들의 대항마 칼 말론과 찰스 바클리도 허약한 런던 드림팀의 골밑을 맹폭할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 바클리는 "유잉과 로빈슨이 런던드림팀을 혼줄을 내줄 것"이라고 했다. 너무나 주관적으로 들리는 이 얘기가 아이러니컬하게도 두 팀의 가장 명확한 차이점인 것 같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